中 왕이,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 첫 순방지는 ‘아프리카’
2020-01-05 14:10
30년째 첫 순방지로 아프리카 택하는 전통 이어가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랜 관례에 따라 새해 첫 해외 순방지로 아프리카를 택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이 일부 아프리카 국가를 부채의 덫에 빠지게 했다는 국제 사회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왕 국무위원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따르면 지난 2일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왕 국무위원이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왕 국무위원은 일주일 간 이집트, 지부티, 에리트레아, 부룬디, 짐바브웨 등 5개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중국 외교수장은 지난 1991년부터 30년째 새해 첫 방문지로 아프리카를 택해왔다. 이는 중국이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는 방증이라고 겅 대변인은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FOCAC)이 출범한지 20주년이 되는 해로, 왕 국무위원은 이번 방문에서 FOCAC 준비와 각 국가들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중국은 최근 몇년 간 자원개발과 일대일로 외연확대, 해상 수송로 확보·군사목적 등으로 아프리카 투자에 집중해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에 따르면 중국은 10년동안 항만·철도·공항·도로·댐 등 아프리카 인프라 건설에 1430억 달러(약 166조9525억원)를 투자했다.
교역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 2018년 중국의 아프리카 무역액은 2040억 달러로 2009년에 비해 무려 20배나 성장했다.
문제는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 때문에 아프리카가 빚더미에 앉게 됐다는 국제 사화의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SAIS 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최초의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한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의 경우 대외부채의 77%를 중국 금융기관이 제공했다. 잠비아도 64억 달러를 중국에서 빌렸으며, 콩고공화국도 중국발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은 중국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왕 국무위원은 지난해 아프리카 방문 당시 “아프리카 채무문제를 중국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아프리카 채무문제는 역사적으로 내려온 것으로, 중국이 만든 것이 아니다”라며 “채무 문제를 처음 발생시킨 것이 누구인지 아프리카 사람들과 일부 국가들은 잘 알 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