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vs혁신...‘K뷰티 맞수‘ 아모레퍼시픽·LG생건 경자년 로드맵

2020-01-04 00:00
‘차석용 매직‘ LG, 지난해 인수한 뉴에이본 들고 미국시장 도전
서경배 회장, 7일부터 세계 최대 가전·ICT전시회 CES 첫 참가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왼쪽)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사진=각사 제공]

[데일리동방] 국내 화장품업계를 대표하는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이 2020년 각자 다른 ‘뷰티로드’를 그리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해외 진출,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혁신상품을 가장 앞에 내세웠다. 

3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이 회사 차석용 부회장은 전날 신년사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기존 글로벌 사업 전개 기조를 유지하면서 미주 사업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것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대표는 LG그룹뿐 아니라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를 통틀어 가장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문 최고경영자(CEO)다. 2005년 1월 LG생건 대표직에 오른 뒤 15년째 수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매년 실적을 늘려나가 ‘차석용 매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2020년은 특히 큰 도전이 예상된다. 세계 최대 화장품 시장인 미국 문을 두드리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에 능한 차 대표는 앞서 지난해 4월 미국 화장품·생활용품 회사인 뉴에이본(New Avon)을 약 1450억원에 인수했다.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뉴에이본은 미주 지역에서 튼튼한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

차 대표 개인적으로 미국은 낯설지 않은 곳이다. 서울 경기고를 졸업하고 현지로 유학을 떠난 차 대표는 뉴욕주립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코넬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이후 인디애나대에서 로스쿨도 마쳤다. 1985년 미국 피앤지(P&G) 본사에서도 일했다.

그는 지난 11월 영입한 이창엽 LG생활건강 뉴에이본 법인장(부사장)과 함께 2020년 미주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아시아를 뛰어넘어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을 이끄는 서경배 회장은 ‘혁신 상품’을 앞세웠다. 그는 같은 날 신년사에서 “시대 정신을 반영하고 고유한 이야기를 품은 독보적인 브랜드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며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는 다름 아닌 ‘혁신상품’이 핵심이다. 남들과는 확연히 다른 가슴을 설레게 하는 상품을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 변화에 아모레퍼시픽은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2017년 말 미래기술랩이라는 조직을 신설했다. 화장품산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전자공학·기계공학·물리학 석·박사 출신 연구원을 대거 영입했다.

가시적인 결과도 나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여기에서 개발한 제품을 들고 오는 7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인 ‘CES(Cunsumer Electronics Show)’에 처음으로 참가한다.

테크웨스트 전시장에 마련한 쇼케이스와 체험 공간에서 CES 3D 프린팅 분야 혁신상을 받은 ‘3D 프린팅 맞춤 마스크팩’과 오는 5월 메이크온 브랜드에서 출시하는 ‘플렉서블 발광다이오드(LED) 패치’(가칭)를 선보일 계획이다.

박원석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 기반혁신연구원장은 “정보기술 분야와 접목해 최초로 개발해낸 기술과 그 성과를 CES를 통해 전 세계로 선보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LED 플렉서블 패치.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