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 <50>​] 대기업과 스포츠계, 젊은 리더가 답일까?

2019-12-25 14:01

[김수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정의선(49)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해 9월 그룹의 경영권을 총괄하게 됐다. 3개월뒤 그는 연말 인사에서 아버지 정몽구회장의 가신 그룹에 속했던 인사들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거나 계열사로 자리를 이동시켰다. 정 회장의 측근이었던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62)이 퇴임하고 하언태 현대차 사장(57)을 승진, 임명하는 등 50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롯데 그룹은 지난 19일 인사에서 50대 초․중반 부사장․전무급을 백화점․호텔․케미칼 등 핵심 사업부문 대표이사로 임명하고 총 50여개 대표이사중 절반에 가까운 22명을 교체했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종전 방식으로는 위기를 돌파할수 없다는 신동빈회장의 절박함이 이번 인사에 담겨 있다”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젊은 실무형 리더를 발탁했다”고 말했다.

현대차, 롯데 그룹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그룹이 1960년대생을 계열사 대표로 임명, 경영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2분기에 사상 초유의 분기 영업 적자를 냈던 이마트의 새 수장이 된 강희석대표(50)는 1969년생으로 나이로 치면 부장급이다.

대기업의 ‘50대 사장’ 약진에 앞서 국내 프로스포츠의 선두주자인 프로야구계도 시즌후인 지난 10~11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젊은 사령탑을 임명했다.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4전 전패를 당한 키움은 손 혁(46) SK 투수코치를 새 감독으로 영입했다. 손 감독은 1973년생으로 NC 이동욱감독(45)에 이어 두 번째로 젊은 사령탑의 기록을 세웠다.

6위에서 8위로 떨어진 삼성, 7위에서 팀 창단후 처음으로 10위의 수모를 당한 롯데 역시 감독을 교체해 내년 시즌 대 반전을 노린다. 삼성은 무명 선수 출신인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을 파격적으로 감독에 발탁, 야구계를 깜작 놀라게 했다. 롯데는 프랜차이즈 출신인 허문회 키움 코치를 영입했다. 두 허감독은 47세 동갑으로 ‘40대 기수’에 동참했다. 이들 40대 중반 세명의 감독의 합류로 10개 구단 프로야구 감독의 평균 연령은 50.5세로 낮아졌다. 최고령은 56세의 LG 류중일 감독이다.

하지만 야구계 일각에서는 ‘젊은 감독’을 썩 반기지는 않는다. 패기와 투지, 소통도 좋지만 50여명에 이르는 1,2군 선수단을 거느리려면 경륜을 갖춘 지혜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주전 선수의 발탁이나 유망주 발굴을 잘하기 위해서는 노련한 감독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프로배구 대한항공은 노장 사령탑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최고령 박기원 감독(68)의 탁월한 지도력에 힘입어 24일 현재 우리카드를 1.5경기차로 누르고 단독선두를 달리고 있다.

50대 리더가 주류를 이루는 대기업과 스포츠계, 며칠후 100세 인생을 맞이하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철학과)의 말씀을 경청해 볼만 하다. “100세를 살아보니, 60세부터 진짜 인생이 시작되고 전성기는 65~70세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