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본회의장서 필리버스터 공방…화장실로 티격태격
2019-12-24 17:58
윤소하 "말 가려서 하라" 한국당과 언성…포털검색·독서로 시간 버티기
공직선거법 개정안 관련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이틀째 진행 진행 중인 24일 여야 의원들이 번갈아가며 토론을 이어갔다. 특히 '생리적 현상'을 이유로 화장실에 다녀가게 되자 서로 의장에게 양해를 구하는 문제를 두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지난 2016년 테러방지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발언 도중 화장실을 다녀온 바 있다. 대부분 의원들은 회의장을 비우면 토론이 종료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성인용 기저귀를 착용하거나, 생리적 현상이 발생하면 서둘러 발언을 마무리해왔다고 한다.
화장실을 간 의원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다.
필리버스터 첫 타자로 나섰던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길어질 것을 염두에 두고 '혹시나'하는 마음에 기저귀까지 착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측은 25일 24시까지 이어질 필리버스터를 대비해 문 의장과 주 부의장이 4시간씩 번갈아가며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각 당도 조를 편성해 본회의장 사수에 나섰다.
대부분의 시간은 휴대전화나 본회의장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포털사이트 기사를 검색하며 시간을 보냈다. 태블릿PC, 책, 휴대용 키보드를 지참한 의원도 있었다.
권 의원이 문재인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잘한 게 뭔지 민주당 의원들 말해보세요"라고 말하자 강병원 의원이 "민생법안 통과시키면 되는데 국민들에 이게 뭡니까"라고 맞받아치며 가벼운 언쟁도 벌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같은 당 권 의원의 발언이 이어지는 동안 10여명이 본회의장을 지키며 필리버스터를 하는 그를 응원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른 오전 본회의장을 찾아 의원들이 앞 모니터에 '선거법 결사반대', '아빠찬스 OUT' 등의 종이를 붙일 수 있도록 일일이 테이프를 붙였다.
한국당 의원들은 대부분 국회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고 복도에 놓인 의자 등에서 눈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곽상도 의원은 통화에서 "어제가 제 환갑이었는데, 저녁때를 놓쳤다가 겨우 본회의장 밖에 준비된 삼각김밥으로 허기를 채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