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LNG선 수주 앞두고 선박가격 꿈틀… 국내 조선사 '미소'

2019-12-23 23:48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수주하고 있는 조선업계가 내년에도 함박웃음을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초대형 LNG프로젝트 수주와 더불어 선가 상승 호재가 더해지면서 대규모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초대형 프로젝트의 경우 고사양이면서 고품질 선박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 조선업계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가 수주하고 있는 LNG선 가격이 평균가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2일 해외 선사로부터 17만4000㎥급 LNG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수주 가격은 3억7600만 달러(약 4380억원)로 척당 1억8800만 달러 수준이다.

앞서 지난 9일 대우조선해양은 LNG선 1척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2척을 3억8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LNG선 가격은 약 1억9000만 달러 수준으로 현대중공업과 큰 차이가 없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LNG선 가격은 12월 초 기준 척당 1억8600만 달러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기존 단가 대비 최소 200만 달러(약 22억원) 이상 높게 받은 셈이다.

호황기 시절에는 선주들이 평균가 대비 웃돈을 주고 우리나라에 선박을 발주했다. 높은 품질과 납기일 준수가 정확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선박 발주시장은 침체 중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도 선주들이 고가 발주를 하는 이유는 그만큼 국산 선박에 대한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내년 카타르와,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등 대형 LNG 프로젝트에 사용될 LNG선 싹쓸이 수주가 유력한 국내 조선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다. 대규모 발주물량이 쏟아질 경우 선가 상승폭은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10년간 최대 100여척 발주가 예상되고 있는 카타르 LNG 프로젝트는 고급 선종들로 채워질 예정인 만큼 국내 조선업계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04년 카타르 페트롤리엄(QP)이 발주한 LNG선은 21만㎥급의 ‘Q-Flex’와 26만5000㎥의 ‘Q-MAX’급이었다. 당시 이들 선박 가격은 척당 2억 달러를 가뿐히 넘겼다.

정하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모든 선종의 선가 상승이 나타나면서 LNG, 컨테이너, 유조선 신규수주 선박의 수익성이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긍정적인 업황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향후 조선사의 실적과 주가는 모잠비크와 카타르 등 2020년에 예정된 대형 LNG 프로젝트 수주에 달렸다”면서 “LNG선 신규수주 중 국내 조선사 점유율이 최소 75% 수준이었음을 고려할 때 LNG선 발주는 국내 조선사에 큰 호재”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대우조선해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