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시동' 박정민 "30대에 10대 연기…애쓸수록 더 늙어 보여"
2019-12-23 14:10
멋쩍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 시사회 전이었다.
데뷔작 '파수꾼'을 찍은 지 8년이 지났고 배우 박정민(32)도 어느덧 30대가 되었는데. 이제 와 '10대' '반항아' 연기라니. 배우 스스로도, 보는 이들에게도 멋쩍은 일이 되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시동' 시사회가 끝난 뒤 한숨을 몰아쉬었다. '여전하구나' 안도에서였다. 우려가 안심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는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제 안의 '청춘'과 '천진함'을 간직한 채였다. 보태거나 치장하지 않아도 인물의 '젊음'을 포착하는 것. 배우 박정민의 장기 중 하나였다.
"18세 역할이라니. 저도 고민 많았죠. '괜찮을까요?' 감독님께 여러 차례 여쭤보기도 했고요."
영화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 분)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 충만 반항아 '상필'(정해인 분)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 박정민은 '택일' 역을 맡았다.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 앞을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요즘 애들은 무슨 말을 쓰나?' 들어보기도 하고…. 줄임말이 유행이라서 저도 몇 번 써봤는데 더 나이 들어 보이더라고요. 애써 어려 보이려고 하는 거 같고. '요즘 애들'의 모습을 차용하는 건 포기하자고 생각했죠."
박정민은 '요즘 애들' 택일의 모습을 꾸미고 만들기보다 식구들이나 엄마를 대하는 태도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가 느끼는 감정이나 서툰 표현을 표현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걸 집중하는 게 맞겠더라고요. '디테일하게 생각하지 말자' 오히려 그렇게 마음먹었죠."
박정민은 택일을 연기하며 자신의 10대 때 모습을 반영하기도 했다. 감정적인 부분이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 부모님 속을 꽤 썩였어요. 진학 문제에 관한 거였죠. 그땐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선언했는데 부모님께서는 '네가 얼마나 할지 두고 보자'는 심산이셨던 거 같아요. 영화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런 끼를 보여준 적도 없으니까. '말만 한다'라고요. 한 번은 아버지가 크게 아프기도 하셨어요. 지금은 괜찮은데 어릴 땐 정말 많이 싸웠어요."
그러나 그런 상황을 애써 떠올리거나 택일에 대입하려 한 건 아니었다. 박정민의 어린 시절은 택일과 달랐기 때문이다. 당시 박정민이 느낀 건 현재 택일의 자양분이 되었고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욱 치밀어 오르는걸" 영화 곳곳에 그려 넣었다.
(연기에) 굳이 그런 상황을 끌어오려고 한 건 아니었고요. 연기할 때 그런 감정적인 걸 녹여낸 거죠.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욱하고 올라오는 것들."
"택일을 연기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나는 33살이지만 10대 때와 크게 달라진 건 없구나.' 하하하."
앞서 화제가 됐지만, 박정민의 '외모'도 화제가 됐다. 마른 몸과 금발 머리는 반항아의 상징이자 동명 웹툰 '시동' 택일의 이미지였다.
"'타짜'를 찍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서 몸이 많이 말랐었어요. 그런데 젊은 친구들이 즐겨 입는 옷을 봤더니 트레이닝복도 슬림하고 전체적으로 마른 느낌이 좋겠더라고요. 왜 그 나이대 친구들은 대사량도 활발해서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안 찌잖아요? 외적으로 앳된 느낌을 보여주려고 마른 몸을 유지하려고 했죠."
평소 박정민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이해하고 촬영에 돌입한다. 스스로 납득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연기할 수 없다는 이야기. 그게 자신의 '로직(Logic)'이라고 밝혀왔던 바다.
"택일은 시나리오만 읽어도 이해가 갔어요. '아는 감정'이기 때문이죠. 공감도 많이 갔고요. 이 영화 자체가 극적인 건 아니니까. 큰 사건이 벌어지지도 않고요. 택일부터 윤경호 선배님이 연기한 캐릭터까지 전부 공감이 갔어요. 택일의 대사 중 별말이 아닌데 곱씹어 볼수록 위로가 되는 말도 있었거든요.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사는 게 뭐 잘못이냐?' 이런 말이 오래 마음에 남더라고요. 부럽기도 하고."
택일의 직설적인 한마디가 왜 박정민의 마음에 남았을까? 시나리오를 읽을 당시 그의 고민과 겹쳤던 건 아닐까. "왜 하필 그 대사가 박정민의 마음을 위로했느냐"고 묻자 "인생의 화두"라고 답했다.
"모두 그렇지 않나요? 하고 싶은 걸 하는 것과 잘하는 일을 하는 건 다른 문제니까요. 저도 제가 하는 게 하고싶어 하는 일은 아닐까. 내가 하고 싶어서만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요. 그런데 고등학생이 툭툭 던지는 말이 공감이 가더라고요."
영화를 갈망하고 연기를 애타게 바랐던 박정민인 만큼 아직도 고민과 걱정이 큰 듯했다. 지금도 연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지 '잘하는 일'인지 고민하고 있느냐고 묻자 "하고 싶어서 하는 일 같다"고 담담히 답했다.
"처음에는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어요. 어울리는지는 솔직히 모르겠어요. 잘하였는지도 모르겠고요. 극 중 대사로는 무서운 말이었는데 윤경호 선배 대사 중에 '하다 보면 어울리는 일이 되는 거야'라는 말이 있거든요. 그게 망치에 두들겨 맞은 것처럼 딱 꽂히더라고요. 상황적으로는 이상한 말이었는데 개인에게는 용기가 되는 말이었어요."
끊임없이 자기를 검열하고 객관화하는 배우. "다음에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자기 작품에 만점은커녕 박한 점수를 준다는 박정민에게 '시동'은 어떤 '보완할 점'을 남겼는지 물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힘을 줬어요.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다' 하는 거. 심각하게 빠져있다고 연기가 좋아지는 건 아니구나. 상대 배우와 함께 만들면 좋게 나오는 게 많구나. 그런 걸 배웠어요. 배우가 갖춰야 할 리듬감을 다른 배우를 보며 많이 배운 거죠."
보다 더 유연해졌다. 캐릭터에 몰두해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박정민이 여유롭게 캐릭터와 주변을 둘러볼 줄 알게 됐다. '시동'과 출연 배우들 덕이었다.
"(마)동석 선배님은 예상치 못한 연기를 하세요. 재밌는 게 생각나면 불현듯 하시는데 그걸 제가 못 받으면 창피하잖아요. 방해가 될 수도 있고요. 항상 예의주시하면서 집중했죠. 그게 참 재밌었어요. 항상 준비하고 있었고요."
마동석의 변주법에 박정민도 거침없이 애드리브를 해볼 수 있었다.
"용기를 가지고 툭툭 던지면 선배님께서 척척 받아주세요. 그럴 때 희열이 느껴져요. 합을 맞추지 않고 연기를 해나가는데 훨씬 재밌게 나오는 거예요. 배우들의 힘으로 장면을 만들었을 때 그 뿌듯함!"
영화 '동주'(2015)로 강렬하게 재등장한 박정민은 이후 '순정'(2015) '무서운 이야기3'(2016) '더 킹'(2016) '아티스트'(2016) '그것만이 내 세상'(2017) '염력'(2017) '변산'(2017) '사바하'(2019) '타짜'(2019) '시동'(2019)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소진되는 느낌은 없어요. 그건 제가 판단할 건 아니에요. 관객이 느끼시는 거죠. 제 안에 있는 에너지나 '아 힘들다' 하는 느낌은 없고 '어떻게 또 영화를 만들어야 할까?' 생각만 하고 있어요."
육체적으로도 '멀쩡'하다고. 지치는 바 없이 열심히 달리고 있으며 배우로서의 행보에 관해서만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도 출연을 경험했다. 줄곧 스크린에서만 만났던 박정민이 '예능'이라니. 팬들은 그의 행보에 놀라고 또 반가워했다.
"낯설더라고요. 연기는 캐릭터를 보여주면 되는데 예능은 박정민이라는 사람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게 익숙지 않았어요. 나라는 사람은 사실 별 볼 일 없는데…. '뭘 보여주지?' 그게 어색하더라고요. 자신이 없는 거죠. 특히 '나 혼자 산다'는 저 자신에 관한 예능이잖아요. 박정민을 보여줘야 하는데 자격이 안 되는 거 같아서. 정말 예능인분들은 보면 존경스러워요."
주로 스크린에서 만나는 배우다 보니 대중들에게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 출연은 대중에게 박정민을 새롭게 소개하는 기회가 됐을 거다.
"저라는 배우를 둘러싼 고정된 이미지가 없어서 그런 거 같아요. 저조차도 '상업 영화에서 어떻게 주연을 하지?' 의아하거든요. 고정된 이미지가 약한 거 같아요. 그래도 저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은 꾸준히 자기 일을 하고 있어서인 거 같아요."
데뷔작 '파수꾼'을 찍은 지 8년이 지났고 배우 박정민(32)도 어느덧 30대가 되었는데. 이제 와 '10대' '반항아' 연기라니. 배우 스스로도, 보는 이들에게도 멋쩍은 일이 되는 건 아닐까? 걱정됐다.
'시동' 시사회가 끝난 뒤 한숨을 몰아쉬었다. '여전하구나' 안도에서였다. 우려가 안심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는 8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제 안의 '청춘'과 '천진함'을 간직한 채였다. 보태거나 치장하지 않아도 인물의 '젊음'을 포착하는 것. 배우 박정민의 장기 중 하나였다.
"18세 역할이라니. 저도 고민 많았죠. '괜찮을까요?' 감독님께 여러 차례 여쭤보기도 했고요."
"아이들 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 앞을 어슬렁거리기도 하고 '요즘 애들은 무슨 말을 쓰나?' 들어보기도 하고…. 줄임말이 유행이라서 저도 몇 번 써봤는데 더 나이 들어 보이더라고요. 애써 어려 보이려고 하는 거 같고. '요즘 애들'의 모습을 차용하는 건 포기하자고 생각했죠."
박정민은 '요즘 애들' 택일의 모습을 꾸미고 만들기보다 식구들이나 엄마를 대하는 태도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박정민은 택일을 연기하며 자신의 10대 때 모습을 반영하기도 했다. 감정적인 부분이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 부모님 속을 꽤 썩였어요. 진학 문제에 관한 거였죠. 그땐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선언했는데 부모님께서는 '네가 얼마나 할지 두고 보자'는 심산이셨던 거 같아요. 영화를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런 끼를 보여준 적도 없으니까. '말만 한다'라고요. 한 번은 아버지가 크게 아프기도 하셨어요. 지금은 괜찮은데 어릴 땐 정말 많이 싸웠어요."
그러나 그런 상황을 애써 떠올리거나 택일에 대입하려 한 건 아니었다. 박정민의 어린 시절은 택일과 달랐기 때문이다. 당시 박정민이 느낀 건 현재 택일의 자양분이 되었고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욱 치밀어 오르는걸" 영화 곳곳에 그려 넣었다.
(연기에) 굳이 그런 상황을 끌어오려고 한 건 아니었고요. 연기할 때 그런 감정적인 걸 녹여낸 거죠. 마음은 그렇지 않으면서 욱하고 올라오는 것들."
"택일을 연기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나는 33살이지만 10대 때와 크게 달라진 건 없구나.' 하하하."
앞서 화제가 됐지만, 박정민의 '외모'도 화제가 됐다. 마른 몸과 금발 머리는 반항아의 상징이자 동명 웹툰 '시동' 택일의 이미지였다.
"'타짜'를 찍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라서 몸이 많이 말랐었어요. 그런데 젊은 친구들이 즐겨 입는 옷을 봤더니 트레이닝복도 슬림하고 전체적으로 마른 느낌이 좋겠더라고요. 왜 그 나이대 친구들은 대사량도 활발해서 많이 먹어도 살이 잘 안 찌잖아요? 외적으로 앳된 느낌을 보여주려고 마른 몸을 유지하려고 했죠."
평소 박정민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이해하고 촬영에 돌입한다. 스스로 납득하고 이해하지 못하면 연기할 수 없다는 이야기. 그게 자신의 '로직(Logic)'이라고 밝혀왔던 바다.
"택일은 시나리오만 읽어도 이해가 갔어요. '아는 감정'이기 때문이죠. 공감도 많이 갔고요. 이 영화 자체가 극적인 건 아니니까. 큰 사건이 벌어지지도 않고요. 택일부터 윤경호 선배님이 연기한 캐릭터까지 전부 공감이 갔어요. 택일의 대사 중 별말이 아닌데 곱씹어 볼수록 위로가 되는 말도 있었거든요.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사는 게 뭐 잘못이냐?' 이런 말이 오래 마음에 남더라고요. 부럽기도 하고."
택일의 직설적인 한마디가 왜 박정민의 마음에 남았을까? 시나리오를 읽을 당시 그의 고민과 겹쳤던 건 아닐까. "왜 하필 그 대사가 박정민의 마음을 위로했느냐"고 묻자 "인생의 화두"라고 답했다.
"모두 그렇지 않나요? 하고 싶은 걸 하는 것과 잘하는 일을 하는 건 다른 문제니까요. 저도 제가 하는 게 하고싶어 하는 일은 아닐까. 내가 하고 싶어서만 하는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요. 그런데 고등학생이 툭툭 던지는 말이 공감이 가더라고요."
영화를 갈망하고 연기를 애타게 바랐던 박정민인 만큼 아직도 고민과 걱정이 큰 듯했다. 지금도 연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지 '잘하는 일'인지 고민하고 있느냐고 묻자 "하고 싶어서 하는 일 같다"고 담담히 답했다.
"처음에는 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어요. 어울리는지는 솔직히 모르겠어요. 잘하였는지도 모르겠고요. 극 중 대사로는 무서운 말이었는데 윤경호 선배 대사 중에 '하다 보면 어울리는 일이 되는 거야'라는 말이 있거든요. 그게 망치에 두들겨 맞은 것처럼 딱 꽂히더라고요. 상황적으로는 이상한 말이었는데 개인에게는 용기가 되는 말이었어요."
끊임없이 자기를 검열하고 객관화하는 배우. "다음에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 자기 작품에 만점은커녕 박한 점수를 준다는 박정민에게 '시동'은 어떤 '보완할 점'을 남겼는지 물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는 힘을 줬어요.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다' 하는 거. 심각하게 빠져있다고 연기가 좋아지는 건 아니구나. 상대 배우와 함께 만들면 좋게 나오는 게 많구나. 그런 걸 배웠어요. 배우가 갖춰야 할 리듬감을 다른 배우를 보며 많이 배운 거죠."
보다 더 유연해졌다. 캐릭터에 몰두해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괴롭히던 박정민이 여유롭게 캐릭터와 주변을 둘러볼 줄 알게 됐다. '시동'과 출연 배우들 덕이었다.
"(마)동석 선배님은 예상치 못한 연기를 하세요. 재밌는 게 생각나면 불현듯 하시는데 그걸 제가 못 받으면 창피하잖아요. 방해가 될 수도 있고요. 항상 예의주시하면서 집중했죠. 그게 참 재밌었어요. 항상 준비하고 있었고요."
마동석의 변주법에 박정민도 거침없이 애드리브를 해볼 수 있었다.
"용기를 가지고 툭툭 던지면 선배님께서 척척 받아주세요. 그럴 때 희열이 느껴져요. 합을 맞추지 않고 연기를 해나가는데 훨씬 재밌게 나오는 거예요. 배우들의 힘으로 장면을 만들었을 때 그 뿌듯함!"
영화 '동주'(2015)로 강렬하게 재등장한 박정민은 이후 '순정'(2015) '무서운 이야기3'(2016) '더 킹'(2016) '아티스트'(2016) '그것만이 내 세상'(2017) '염력'(2017) '변산'(2017) '사바하'(2019) '타짜'(2019) '시동'(2019)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소진되는 느낌은 없어요. 그건 제가 판단할 건 아니에요. 관객이 느끼시는 거죠. 제 안에 있는 에너지나 '아 힘들다' 하는 느낌은 없고 '어떻게 또 영화를 만들어야 할까?' 생각만 하고 있어요."
육체적으로도 '멀쩡'하다고. 지치는 바 없이 열심히 달리고 있으며 배우로서의 행보에 관해서만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도 출연을 경험했다. 줄곧 스크린에서만 만났던 박정민이 '예능'이라니. 팬들은 그의 행보에 놀라고 또 반가워했다.
"낯설더라고요. 연기는 캐릭터를 보여주면 되는데 예능은 박정민이라는 사람을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게 익숙지 않았어요. 나라는 사람은 사실 별 볼 일 없는데…. '뭘 보여주지?' 그게 어색하더라고요. 자신이 없는 거죠. 특히 '나 혼자 산다'는 저 자신에 관한 예능이잖아요. 박정민을 보여줘야 하는데 자격이 안 되는 거 같아서. 정말 예능인분들은 보면 존경스러워요."
주로 스크린에서 만나는 배우다 보니 대중들에게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 혼자 산다' 출연은 대중에게 박정민을 새롭게 소개하는 기회가 됐을 거다.
"저라는 배우를 둘러싼 고정된 이미지가 없어서 그런 거 같아요. 저조차도 '상업 영화에서 어떻게 주연을 하지?' 의아하거든요. 고정된 이미지가 약한 거 같아요. 그래도 저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은 꾸준히 자기 일을 하고 있어서인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