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국내 기업이 3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신용평가 3개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은 55곳(중복 포함, 유효등급 기준)이었다. 반면 등급이 상승한 기업은 35곳뿐이다.
 
등급 하향 기업 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5년엔 160곳에 달했다가 이후 점차 감소해 2017년 45곳, 2018년 37곳으로 줄었다. 그러나 올해 55곳으로 다시 증가하면서 2016년(91곳)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등급이 오른 기업 수를 내린 기업 수로 나눈 '등급상하향 배율'도 지난해 1배를 넘겼지만, 올해 다시 0.64배로 떨어졌다. 등급상하향 배율이 1을 넘으면 등급이 상승한 기업이 하락한 기업보다 많고, 1 미만이면 그 반대다.

배율은 2015년 0.16배로 저점을 찍고 2016년 0.51배, 2017년 0.53배, 2018년 1.19배 등으로 점차 높아지다가 올해 다시 낮아졌다. 신평사별로 보면 나이스신평은 올해 13곳을 상향하고 19곳을 하향했다. 지난해(17곳 상향, 13곳 하향)보다 상향 기업은 줄고 하향 기업은 늘어난 것이다.  

한기평도 올해 10개 회사의 등급을 높이고 22곳의 등급을 낮췄다. 역시 지난해(15곳 상향, 17곳 하향)보다 상향 기업은 줄고 하향 기업은 늘었다. 한신평은 올해 12곳을 상향하고 14곳을 하향했다. 지난해(12곳 상향, 7곳 하향)와 비교해 상향 기업 수는 같았지만 하향 기업 수가 2배로 늘었다.

현대차는 무보증 사채 또는 기업 등급이 최상위 등급인 'AAA'로 평가받다가 신용평가 3사 모두에서 'AA+'로 한 단계 등급이 떨어졌다. 기아차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아졌다. 두산중공업과 LG디스플레이도 신용평가 3개사 모두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췄다.

나이스신평의 분석을 보면 업종별로는 자동차 부품이나 디스플레이, 유통, 음식료, 생명보험 등에서 등급 하향 업체가 많았다. 또 지난해 신평사 평가 기업 중 부도가 없었지만, 올해는 부도 기업이 속출했다.

나이스신평 평가 업체 중 올해 3분기까지 총 5곳에서 부도가 발생했다. 2015년(5곳)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한기평의 경우 총 3곳, 한신평 평가대상 업체 중에선 2곳에서 부도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