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기업 연말 풍속도] 십년대계 다시 짜는 총수들, '쉴 틈이 없다'
2019-12-23 07:2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그룹 총수들이 올해 마지막 달에도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위기 상황을 맞은 데다 조언자 역할을 해왔던 재계 원로들이 최근 잇따라 유명을 달리하면서 책임감도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십년대계’도 다시 짜야 하는 상태다.
◆고민 많은 이재용 부회장... 혼자 떠난 이례적 여행 ‘포착’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총수들의 모습이 최근 외부에 자주 노출되고 있다.
이들 재계 총수들은 이달만 해도 왕이 중국 외교담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등 해외 주요 인사들의 방한 주요 행사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구자경 LG 명예회장 등 재계 1·2세대의 빈소 자리에도 참석했다.
사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 개인적 사안들이 잇따라 맞물리면서 눈코 뜰 새 없이 지내고 있다는 뜻이다. 그 와중에 바쁘게 돌아가는 현안과 그룹 내부 이슈도 챙겨야 한다.
이달 들어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재계 총수로는 삼성을 이끌고 있는 이 부회장이 꼽힌다. 그는 지난 18일에도 스웨덴 발렌베리 그룹의 마르쿠스 발렌베리 스톡홀름엔스다킬다은행(SEB) 회장과 서울에서 단독 회동을 가졌다. 5G(5세대) 통신,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대한 양사의 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홀로 서울 강남 수서역에서 부산행 ‘SRT(수서발 고속열차)’에 탑승했다. 이 부회장이 수행원도 없이 혼자 여행을 떠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이에 주요 관계자들은 “그룹 대내외적인 일들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당장 이루지 못한 목표를 점검하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2009년 창사 40주년을 맞아, 내년까지 매출 4000억 달러(약 470조원)와 글로벌 10대 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빠른 성장을 이뤘음에도 목표치는 이루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포브스 발표 글로벌 상장사 순위는 13위(올해), 매출은 243조7714억원(지난해 연결기준 )이다.
창사 50주년을 맞은 올해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내놨으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이 고민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당장 일신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을 지켜봐야 한다. 삼성전자 정기인사가 늦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경쟁사들이 글로벌 경제상황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혼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정의선 부회장 새해에도 걱정은 ‘미국·중국’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을 이끄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고심도 이 부회장 못지않다. 현대차그룹의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사업이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최근 실적 회복세를 타고 있으나, 웃지도 못하고 있다. 미국이 수입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이 여의치 않자 이른바 ‘슈퍼 301조(무역법 301조)’를 새로운 카드로 꺼내들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슈퍼 301조는 불공정 무역국을 상대로 관세를 25%보다 높게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중국 시장은 말 그대로 풍전등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합산 점유율은 2016년 7.4%에서 지난해 5.0%, 올해는 4%대로 추락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중국 사업 재편을 위해 지난 13일 충칭 현지 공장을 잇달아 방문한 배경이다. 이날 정 부회장은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만나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 등의 새로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도 내년까지 이루겠다던 포부를 성취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비전2020’ 통해 내년까지 ‘글로벌 3위’에 오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당시와 같은 5위에 머물러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FCEV(수소전기차) 비전 2030’을 통해 못다 이룬 꿈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최태원 SK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은 내부 결속력을 다지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달 18일 연초 다짐한 구성원과의 행복토크 100회를 완주했다. 그는 지난 1년간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내 각지의 관계사는 물론, 미국(뉴욕, 새너제이)과 중국(보아오, 상하이, 베이징, 충칭) 등 해외 사업장까지 오가며 구성원들과 행복토크를 했다. 구 회장도 최근 그룹 주요 경영진과 하반기 사업보고회 등을 마무리하고 신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1·2세대 재계 어른들이 경영에서 대부분 물러서면서 3·4세대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졌다”며 “한해를 마무리 짓고, 새해를 시작하는 12월, 4대그룹 수장들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
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위기 상황을 맞은 데다 조언자 역할을 해왔던 재계 원로들이 최근 잇따라 유명을 달리하면서 책임감도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십년대계’도 다시 짜야 하는 상태다.
◆고민 많은 이재용 부회장... 혼자 떠난 이례적 여행 ‘포착’
이들 재계 총수들은 이달만 해도 왕이 중국 외교담담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스테판 뢰벤 스웨덴 총리 등 해외 주요 인사들의 방한 주요 행사에서 얼굴을 드러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구자경 LG 명예회장 등 재계 1·2세대의 빈소 자리에도 참석했다.
사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 개인적 사안들이 잇따라 맞물리면서 눈코 뜰 새 없이 지내고 있다는 뜻이다. 그 와중에 바쁘게 돌아가는 현안과 그룹 내부 이슈도 챙겨야 한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홀로 서울 강남 수서역에서 부산행 ‘SRT(수서발 고속열차)’에 탑승했다. 이 부회장이 수행원도 없이 혼자 여행을 떠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이에 주요 관계자들은 “그룹 대내외적인 일들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당장 이루지 못한 목표를 점검하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2009년 창사 40주년을 맞아, 내년까지 매출 4000억 달러(약 470조원)와 글로벌 10대 기업 도약을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빠른 성장을 이뤘음에도 목표치는 이루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포브스 발표 글로벌 상장사 순위는 13위(올해), 매출은 243조7714억원(지난해 연결기준 )이다.
창사 50주년을 맞은 올해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에 오르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내놨으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부회장이 고민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당장 일신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을 지켜봐야 한다. 삼성전자 정기인사가 늦어지는 이유로 꼽힌다. 경쟁사들이 글로벌 경제상황에 맞게 빠르게 변화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혼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정의선 부회장 새해에도 걱정은 ‘미국·중국’
재계 2위 현대자동차그룹을 이끄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고심도 이 부회장 못지않다. 현대차그룹의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사업이 순탄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최근 실적 회복세를 타고 있으나, 웃지도 못하고 있다. 미국이 수입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이 여의치 않자 이른바 ‘슈퍼 301조(무역법 301조)’를 새로운 카드로 꺼내들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제품의 수입을 제한하거나 최대 25% 관세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슈퍼 301조는 불공정 무역국을 상대로 관세를 25%보다 높게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이다.
중국 시장은 말 그대로 풍전등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합산 점유율은 2016년 7.4%에서 지난해 5.0%, 올해는 4%대로 추락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중국 사업 재편을 위해 지난 13일 충칭 현지 공장을 잇달아 방문한 배경이다. 이날 정 부회장은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와 만나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자율주행차 등의 새로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도 내년까지 이루겠다던 포부를 성취하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2010년 ‘비전2020’ 통해 내년까지 ‘글로벌 3위’에 오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당시와 같은 5위에 머물러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FCEV(수소전기차) 비전 2030’을 통해 못다 이룬 꿈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최태원 SK 회장과 구광모 LG 회장은 내부 결속력을 다지며,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달 18일 연초 다짐한 구성원과의 행복토크 100회를 완주했다. 그는 지난 1년간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내 각지의 관계사는 물론, 미국(뉴욕, 새너제이)과 중국(보아오, 상하이, 베이징, 충칭) 등 해외 사업장까지 오가며 구성원들과 행복토크를 했다. 구 회장도 최근 그룹 주요 경영진과 하반기 사업보고회 등을 마무리하고 신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1·2세대 재계 어른들이 경영에서 대부분 물러서면서 3·4세대들의 역할과 책임이 커졌다”며 “한해를 마무리 짓고, 새해를 시작하는 12월, 4대그룹 수장들의 고민이 어느 때보다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