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200선 줄타기에도 비관보다는 낙관

2019-12-24 16:5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코스피가 2200선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등을 둘러싼 대외 환경이 연말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2% 내린 2190.08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052억원, 14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은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13거래일 연속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다. 

그나마 기관과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하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들어 코스피에서 각각 2조3204억원, 2조840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2200선에 턱걸이하고 있지만, 아직 비관적이진 않다. 대외 여건이 나쁘지 않아서다. 우선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내년 1월 미·중 1단계 무역협상 서명을 확신한다고 발언해 시장의 불안감을 줄였다.

또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갑자기 발을 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1조2048억원)와 SK하이닉스(6820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개선되고 있으며,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중 교역의 큰 영향을 받는 IT·반도체 업종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로 인한 중국산 수입 품목들에 대한 관세 부과가 철회된 것은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정보기술(IT)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국내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경우 업황 개선이 가시화함에 따라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의 추가 상향이 기대된다"며 "내년에는 반도체 업종의 주도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도 증시에 유리하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가 계속되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수급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1단계 합의로 시장의 불안심리는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며 "지난 1년6개월간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달러화 강세로 연결됐던 만큼, 이번 합의 자체만으로 달러화 약세 요인이 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