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안전지대 '엔터주'… BTS 등 K팝 팬덤이 견인

2024-11-25 06:00
엔터 빅4, 시총 14조 18.7% 점프
증시 한자리 맴돌때 23% 상승세
BTS·블핑 컴백… 기관 매수 견인

[그래픽=아주경제]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 주가가 급등했다. 이달 들어서만 시가총액 기준 2조원을 넘었다.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복귀 기대감이 시장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JYP엔터, 와이지엔터, 에스엠, 하이브 등 4개사 시가총액은 22일 기준 14조500억원으로 지난달 말(11조8320억원)보다 18.7% 증가했다. 특히 JYP엔터는 이달 들어 주가가 35% 오르며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와이지엔터가 28%로 뒤를 이었고 하이브(15%)와 에스엠(13%)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2%, 9% 하락했지만 엔터 종목은 평균 23% 상승하며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올해 초부터 이어졌던 음반 판매 둔화와 하이브-어도어 갈등 등 부정적 이슈를 극복하고 내년 주요 아티스트들의 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BTS와 블랙핑크 같은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컴백이 예고돼 있다”며 “앨범 판매와 콘서트 매출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이 확장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터 업종이 관세 정책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 역시 업계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도 팬덤에 기반한 K-팝은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팬덤은 관세로 막을 수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음반 시장에서 미국 비중이 확대되고 있으며, 빌보드 차트에 K-팝이 등장하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세도 주가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들어 기관은 JYP엔터 등 주요 4개 종목을 총 298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주도했다. 동시에 엔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ACE KPOP포커스’ ETF는 이달 20.3% 상승했으며, ‘HANARO Fn K-POP&미디어’와 ‘TIGER 미디어컨텐츠’도 각각 15.3%, 13.4% 올랐다.
 
증권사들은 내년 BTS 컴백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을 가장 크게 누릴 종목으로 하이브를 지목했다. 대신증권, 하나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다수 증권사가 하이브를 업종 최선호주로 제시했다. 하지만 올해 하이브가 겪었던 어도어 사태와 같은 리스크 요인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 연구원은 “하이브는 위버스 구독 모델, 게임 퍼블리싱 사업 등 기존 수익 모델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어도어 이슈로 한 차례 타격을 입은 만큼 리스크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K-팝 열풍이 지속되면서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매력적인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K-팝이 세계적으로 대체 불가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어 음반과 콘서트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김 연구원은 “아이돌 팬덤은 다른 아티스트로 쉽게 대체되지 않는 만큼 엔터 업종의 독보적인 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