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사태풍] 회장 후보까지 성장한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 연임으로 입지 굳히나

2019-12-18 18:01

"공원의 벤치는 만인의 것이다. 준비는 하되, 자리가 비면 (누구나) 앉을 수 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 13일 신한금융 회장추천위원회 후보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주 회장 후보까지 성장한 임 사장이 이번에 신한카드 사장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그룹 내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19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임 사장을 포함해 계열사 CEO 인사를 단행한다.

이번 인사는 조용병 회장 연임 후 이뤄지는 2기 체제다. 현재 조 회장은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3년을 구형 받고 1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적지 않은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이라 혁신보다는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인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임 사장은 조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7년 조 회장 1기 체제에서 신한카드 사장에 임명됐다. 특히 임기 2년을 마친 지난해 말 조 회장이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계열사 사장 11명 가운데 7명을 교체했지만 임 사장은 연임에 성공했다.

2015년 그가 신한은행 부행장으로 재직하던 시기 고 서진원 전 행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 수행이 어려워지자 직무대행을 맡았다. 그 뒤 서 전 행장의 후임이 현재의 조 회장이다. 이후 임 사장은 지주 부사장직을 맡아 경영지원 등 안살림을 챙겼다.

실적 면에서도 임 사장이 뒤떨어질 것이 없다는 평가다. 신한카드 누적 3분기(1~9월) 순이익은 41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카드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리스·할부금융, 카드론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번 인사에 앞서 조 회장이 "성과를 중심으로 (인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다.

일각에서는 2연임이라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임 사장의 전임자인 위성호 전 신한카드 사장도 2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위 전 사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신한카드 사장을 지낸 뒤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임 사장 외에 신한카드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분은 없는 것 같다"며 "지난 3년간 신한카드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실적도 좋게 나온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사진=신한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