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김우중 전 회장, DJ와도 각별…큰 별이 떠나셨다”

2019-12-10 14:52
페이스북 글 통해 애도···"하늘나라서 DJ 내외 만나 말씀 많이 나누시라"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10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에 “또 한 분의 큰별이 떠나셨다”면서 “김 회장님은 김대중 대통령님과도 각별하신 관계였고 야당 때부터 좋은 관계를 유지하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전 회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화를 소개하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당시 5대 그룹 회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기로 했었는데, 동유럽 자동차 시장 개척 차 출장 중이었던 김 전 회장은 당장 귀국해 간담회에 참석하겠다 했다”며 김 전 대통령 당선 뒤 5대 그룹 회장들과 오찬 간담회 준비 과정 일화를 소개했다.

박 의원은 “당시 당선자 대변인이었던 제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극복에 수출이 중요하니 (김 전 회장에게) 귀국하지 말라 했었다. 그랬더니 혹시 밉보일까 안절부절못하며 자정 넘어서까지 집에 전화하던 (김 전 회장의) 정중한 모습이 떠오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귀국하셔서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김대중 당선자와 독대면담을 하셨다. 이때 가지고 오신 노란 서류봉투에 대해 기자들 질문이 쏟아졌지만, 회장님께서 보안을 요구하셔서 공개치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면담에 배석했던 저는 김 회장님께서 준비하신 자료를 가지고 외환위기 극복은 수출만이라며 혼신을 바쳐 당선자께 브리핑하시던 열정적 모습에서 ‘아하 저러한 실력과 열정이 대우를 창업 성정시켰구나’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김 전 회장을 신임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피선된 김 회장의 말을 많이 참고했고, 대기업 간 구조조정에도 그의 견해를 중시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특히 건강이 안좋으셨지만 베트남에 한국청년들을 교육훈련시켜 현지 기업에 취업시키는 등 우리청년들의 동남아시아에 진출을 도움으로써 당신의 마지막 모든 것을 ‘조국의 미래를 위해 환원하겠다’고 하셨다”고 회고했다.

박 의원은 김 전 회장과 자신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DJ 퇴임 후 회장님께서 서울구치소에서, 저도 대북송금 특검으로 구치소에서 조우, 신촌세브란스병원에도 옆방에 입원 병원 생활도 함께 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아주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방문하고자 했지만, 면회사절로 뵙지 못한 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그분을 평가할 수 있을까”라며 “하늘나라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내외를 만나셔서 드리고 싶었던 말씀도 많이 나누시라. 거듭 명복을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김대중과 김우중의 악수 (서울=연합뉴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9일 오후 11시50분 숙환으로 향년 83세로 별세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나빠져 1년여간 투병 생활을 했으며 평소 뜻에 따라 연명치료는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경영'을 앞세운 공격적 경영으로 대우그룹을 재개 2위로 키워냈던 고인은 41조원 분식회계로 그룹이 해체되면서 험난한 말년을 보냈다. 베트남에서 젊은 인재를 키워내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귀국했으며 대우그룹이 해체된 지 20년 만에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사진은 1998년 1월 24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 당선인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만나 악수하는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