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3년만에 방일…삼성 5G 공세에 관리 나선 애플

2019-12-09 17:44
日 5G 상용화 앞두고 지원 제품 없어 위기감
현지 이동통신사 관계자들과도 회동 전망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 일본을 전격 방문했다. 애플이 강세인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근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중 제조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아직도 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한 애플이 위기감을 느끼고 텃밭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쿡 CEO가 현지 이동통신사 관계자들과 회동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8일 쿡 CEO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일본으로 돌아와서 기쁘다"고 밝혔다. 방일 첫날 그는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 위치한 애플 스토어를 찾아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등을 만났다. 이튿날인 9일에도 쿡은 게이오대 의과대학을 찾아 연구진과 '애플 워치'의 헬스케어 활용도 등을 놓고 논의했다.

쿡 CEO가 일본을 찾은 것은 3년 만이다. 2011년 취임한 그는 2016에도 방일했다. 당시 그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닌텐도, 일본 이통사 경영진을 두루 만나며 콘텐츠와 모바일 결제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애플은 쿡의 방일 직후 일본에서 모바일 결제 서비스 '애플 페이'를 출시했다. 특히 다른 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만 소니가 자체 개발한 비접촉식 결제 시스템 '펠리카'를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요코하마에 인공지능(AI) 관련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겠다며 '선물 보따리'도 내놓았다.

이처럼 일본에 공을 들인 것은 현지 스마트폰 시장이 사실상 애플의 안방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3분기 현지 시장에서 62.7%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근 경쟁사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내년 3~6월 중 일본 이통사들의 5G 상용화를 앞두고 전략적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간 3000만대 이상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일본 시장은 내년을 맞아 더욱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초의 5G 스마트폰 '갤럭시S10'으로 기술적 리더십을 증명한 삼성전자는 일본 5G 시장에서도 흥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갤럭시S10' 도쿄올림픽 에디션에 이어 최근에는 '갤럭시노트10' 스타워즈 에디션 등 한정판 모델을 잇따라 발매하며 흥행 몰이에 나서고 있다. 점유율 또한 2분기에 6년 만에 최고치(9.8%)를 찍은 데 이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증가한 6.7%를 기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쿡 CEO의 방일 일정 또한 삼성전자의 약진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자칫하면 일본의 5G 상용화를 계기로 안방을 삼성전자에 내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내년 하반기 무렵 5G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 세계 5G 스마트폰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비교할 때 상당히 늦은 편이다. 

이에 따라 쿡 CEO는 이번 방일을 통해 점유율 방어 전략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통사 측과 만나 5G 아이폰 출시 전략에 대해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애플이 매년 9~10월 무렵 신제품을 공개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9일 일본 도쿄 게이오대 의과대학을 찾아 현지 연구진과 '애플 워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