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 보컬 보노 만난 文 대통령 "獨 통일 이후 韓 국민 '평화' 열망 강해져"

2019-12-09 14:17
김정숙 여사, 전날 록밴드 'U2' 내한공연 관람

문재인 대통령이 9일 록밴드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를 만나 '독일 통일'을 언급하며 한반도 분단과 통일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U2'는 전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결성 43년 만에 처음으로 내한공연을 열었다.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U2'의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접견에서 전날 공연의 오프닝 곡인 '선데이, 블러디 선데이(Sunday Bloody Sunday)'를 언급, "아일랜드 상황을 노래했던 것이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한 날도 일요일이었다"라며 "독일 통일 이후 한국 국민들도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고 밝혔다.

이번 접견은 "보노가 'U2'의 최초 내한공연 계기에 우리 정부의 국제사회 질병 퇴치 기여에 대해 사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대통령 예방을 요청함에 따라 성사됐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예방한 록밴드인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 보노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U2'의 성공적인 내한공연을 축하하며 "공연 도중 메시지로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메시지도 내줬다"고 사의를 표했다. 'U2'는 전날 공연에서 베를린 장벽 내용을 담은 '원'을 마지막 곡으로 택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에는 '평화로 향하는 길은 우리가 하나가 돼 노력할 때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가 울려 퍼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권의 가치를 전 세계인에게 알리고 있는 'U2'의 행보를 높이 평가했다. 내한공연에서는 숨진 '가수 설리'와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 일제강점기 당시 여성해방을 주창한 '화가 나혜석' 등이 스크린에 등장, 여성 문제에 대한 메시지도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아직도 완전히 평등하다고 볼 수 없는 여성들을 위해서 '모두가 평등할 때까지는 아무도 평등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내 주신 것에 대해 아주 공감하면서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보노는 "평화가 단지 몽상이 아닌 정말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끝까지 굳은 결의를 하고 임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뒤 "2030년까지 대외 원조를 두 배 증액하고, 베를린에서도 훌륭한 연설을 해 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화답했다.

보노는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Seamus Heaney)'로부터 직접 친필서명을 받은 시집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199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셰이머스 히니' 시집은 보노 자신의 서재에서 직접 가져온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수많은 U2 팬들을 잊지 말아 달라"며 감사를 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예방한 록밴드인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 보노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