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전무 부사장 승진… 한화 경영승계 속도 빨라지나

2019-12-02 18:00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 승진 이후 4년 만이다. 한화그룹의 3세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전무’→‘부사장’ 4년 만에 승진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는 2일 김 부사장을 비롯한 14명에 대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김 부사장은 태양광사업 영업‧마케팅 최고책임자(CCO)로서 미국‧독일‧일본‧한국 등 세계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한화가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태양광사업은 2010년 사업 진출 이후 한때 철수설까지 나돌 정도로 암흑기를 겪었다”면서 “김 부사장이 2012년 1월 태양광사업에 합류한 이후 뚝심있게 사업을 추진하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결실을 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내년 1월 1일 출범 예정인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합병법인(가칭 한화솔루션)의 핵심 직책인 전략부문장을 맡아 책임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다. 태양광을 비롯해 석유화학‧소재를 아우르는 한화솔루션의 중장기 전략 수립과 실행 지원 역할을 수행하면서 기업가치의 지속적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대내외 악재로 부진에 빠져 있는 태양광사업의 난국 타개를 위해 김 부사장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한 사업구조 혁신, 소재 부문 고부가 스페셜티 제품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특히 태양광사업은 미래 신소재 개발, 유럽·일본에서의 에너지 리테일사업(전력소매사업) 강화 등을 통해 중국 업체와의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김동관 부사장. [사진=한화큐셀 제공]


◆승계 작업은 차분히

김 부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그룹의 3세 승계 작업도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을 최상단(지주회사)으로 올리는 경영승계의 밑그림을 완성한 상태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부사장이 50%를, 김동원 한화생명 총괄상무와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이 각각 25%씩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 8일부터 9월 24일까지 ㈜한화 보통주 지분 2.0%를 장내 매수했다. 이를 두고 금융투자업계는 그룹이 3세 승계 작업에 본격 돌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제기된 시나리오는 에이치솔루션이 김승연 회장으로부터 ㈜한화 지분을 증여받고 세금을 내거나 두 회사가 합병하는 것 중 하나였다. 하지만 세금 부담과 주주 간 비율 문제 등으로 잡음이 예상돼 에이치솔루션이 지분을 매입한 뒤 ㈜한화의 최대 주주가 되는 시나리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보유 중인 ㈜한화 지분율은 총 7.78%다. 여기에 에이치솔루션의 지분(4.2%)을 더하면 11.98%로 늘어나 김승연 회장 지분율(22.65%)의 절반 수준까지 올라오게 된다. 그런 만큼 에이치솔루션을 통한 추가 지분 매입은 필수다.

지난달 13일 유가증권시장에 한화시스템이 상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주식 13.41%를 보유한 3대 주주다. 한화시스템의 주가가 상승하면 보유 중인 주식을 매도해 ㈜한화 주식 매입을 위한 재원으로 삼을 수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보유 중인 한화시스템 지분율은 13.41%로, 공모가 수준인 1만2250원에 전량 매각할 경우 1811억원의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금액은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한화 지분 9.84%를 인수할 수 있는 액수다. 매입이 이뤄지면 에이치솔루션은 23.25%를 보유하게 돼 김승연 회장 지분(22.65%)을 넘어서게 된다.

특히 최근 증권업계가 ㈜한화의 향후 주가전망을 일제히 하향조정하고 있어 추가로 주식을 매입해야 하는 에이치솔루션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환경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 주가가 당분간 이어질 경우 경영승계 작업을 위한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며 “다만 한화시스템의 보호예수 기간이 설정돼 있고, 매입해야 할 지분도 많다. 또 김 부사장이 30대의 젊은 나이라는 점을 미뤄볼 때 승계 작업은 다소 시간을 두고 차분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