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시너지 확대한다...지주사에 힘 실은 구광모 회장

2019-11-28 18:33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주사에 힘을 실어줬다. 소통을 확대하고 각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를 위한 결정이다.

㈜LG는 28일 이사회를 통해 2020년도 임원 인사를 실시하고 승진자를 발표했다.

이번에 LG유플러스·LG전자 등 각 계열사에서 지주사로 데려왔던 팀장들이 대거 승진했다. 지주사 총 11명 팀장 가운데 절반에 달하는 5명이 승진했다. ​지주사가 그룹 계열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현재의 체제를 공고히 하는 데 무게를 뒀다는 분석이다.

이재웅 법무·준법지원팀장과 정연채 전자팀장이 ​부사장으로, 강창범 화학팀장이 전무로 각각 승진했다. 지난해 외부 수혈된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 출신의 김이경 상무는 올해 전무가 됐다.

인사팀장은 1년 5개월 만에 교체했다. 지난해 하반기 구 회장 취임과 동시에 LG화학에서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인사팀장을 맡았던 이명관 부사장은 LG 인화원장으로 이동했다. 대신 LG CNS 김흥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신임 인사팀장에 부임했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직접 데려온 인물들이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승진했다"며 "이들에게 힘을 실어줌과 동시에 활발한 소통을 통해 변화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LG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는 사령탑이 바뀌었다. 조성진 부회장이 용퇴함에 따라 권봉석 LG전자 사장(MC·HE사업본부장)이 후임으로 선임됐다.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승진자 규모를 지난해(28명)의 3분의1 수준인 10명으로 축소했다.  

LG그룹은 이날 LG전자를 시작으로 각 계열사별 조직 개편을 단행할 계획이다. 구 회장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 로봇,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미래 준비를 위한 신성장동력과 핵심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는 한편, 수익성 기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사업 단위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큰 틀은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다만, 비주력 사업 부문의 조직 축소나 불필요한 조직 통합 등의 여지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광모 LG 회장[사진=LG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