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인사이드] 세종시 초대 공기업 기관장 줄줄이 사퇴, 이유는?
2019-11-27 17:00
세종도시교통공사·세종시문화재단, 조직원들로부터제기된 비판 자진 사퇴 등 '초유의 사태'
최근 정의당 세종시당이 노동자들과 함께 문제 제기를 하면서 몇 차례에 걸쳐 기자회견과 토론회, 거리집회 등을 하면서 세종도시교통공사 고칠진 사장의 사퇴를 촉구한 가운데, 고 사장이 2대 사장 공개 모집에 응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갑질횡포, 도덕성 논란, 노·사갈등으로 문제를 야기시켰던 인물로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강도높은 비판을 받아왔다.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고 사장은 연임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취재결과 응모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배경에는 내부 조직원들과 정치권, 언론, 시민사회단체로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제기되자 경영 책임에 따른 자진사퇴 해석으로 읽혀진다.
특히, 시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에 대한 정치권의 요구가 잇따라 나온데 대한 대표적 사례로 교통공사가 꼽히고 있다.
고 사장의 임기는 내년 1월 4일까지로, 지난 8일부터 25일까지 사장 공모를 실시한 결과 응시자는 1명으로 모집 인원의 2배수 미만에 해당돼 재공고 절차를 앞두고 있다.
정의당 이혁재 세종시당 위원장은 "현재 세종시에는 산하기관장을 감시·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데다가 사전 인사 검증이 가능한 인사청문회도 도입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도적 보완이 동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세종시 문화재단 역시 조직 내부적인 문제로 인병택 대표이사가 자진 사퇴했다.
취재결과 인 대표는 지난주께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 대표는 초대 재단 대표이사로 선임돼 지난해 11월 연임됐다.
하지만 조직 내부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불협화음 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수장으로서 적절한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해 사태는 악화돼왔다. 급기야 시 감사위원회 감사를 받으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고, 부적절한 예산 집행으로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조직 내부 투서에 따른 고발성 폭로를 시작으로 그동안 내부적으로 일었던 갈등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세종시를 출입하는 일부 언론사들이 모여 만든 언론단체에 광고비 명목으로 천 만원을 집행한 사실도 들어나면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재단의 경우 언론사 등에 광고비를 집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데도 이를 위반했다는 것이 법리적 취지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자금 세탁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특정 업체를 통해서 두 차례에 걸쳐 각각 5백만원씩 지급됐고, 이를 나눠먹기식으로 언론사들이 나눠가졌다. 특정 업체를 통해 회계 처리를 한 후 이를 현금화시켜 기자들이 각각 몇 십 만원씩 나눠가진 것이다.
법적 근거가 없는 광고비를 지급했기 때문에 석연치 않은 과정들이 수사 대상이다. 돈을 받은 기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출연·출자기관은 광고 예산이 없는데도 이를 문제 삼지 않고 받아 챙겼기 때문이다. 경찰 수사가 어디까지 번질지 관심이다.
인 대표의 자진사태를 두고 조직 내부에서 발생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책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내부 갈등 문제로 직원들도 힘들었을 것으로 본다."며 "조직 발전 차원에서 내린 결정으로 전달 받고, 이사회에서 최종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문화재단과 도시교통공사는 대표이사와 사장이 인재로 영입된 세종시 초대 기관장들이라는 점에서 불명예스럽게 물러나는 상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도덕적이면서 혁신적인 인사검증 시스템이 필요한 대목이다.
이 가운데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세종시만 인사청문회 제도를 시행되지 않고 있어 후폭풍도 예상된다.
한편, 세종시문화재단과 세종도시교통공사는 각각 지난 2016년 11월, 2017년 4월 출범한 최초의 산하 공공기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