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쭉쭉 성장하는 스튜디오드래곤, 내년에도 기세 이어갈까

2019-11-22 01:00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올해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로 주가를 바닥까지 쳤음에도 불구하고 3분기 매출을 안정적으로 기록했다. 사측과 일부 전문가들에 따르면 내년 스튜디오드래곤의 사업은 국내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의 공급처 확대 등에 따라 성장이 이루어질 거란 전망. 또 '나쁜녀석들'과 같은 IP(지적재산권) 드라마의 영화화 작업도 꾸준히 이어져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러올 것이란 평이다.
 

[사진=tvN '아스달 연대기' 포스터]

■ '휘청'했지만 기운 차린 스튜디오드래곤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6월 야심차게 내놓은 tvN '아스달 연대기'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면서 주가 하락을 맛봤다. '아스달 연대기'는 상고 시대라는 특별한 배경과 장동건, 송중기 등 화려한 배우 군단으로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얻었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과 장황한 설명, 티 나는 CG(컴퓨터 그래픽)로 혹평을 받았다. 파트1 초반 시청률만 두고 봤을 때 5~6%대로 낮게 나왔다. 시청자들의 냉혹한 평가는 주가에 큰 영향을 미쳤고, 작품을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점점 하락하다 지난 8월 6일 5만900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방송 직전인 5월 31일에 거래된 7만2300원보다 한참 낮은 수치였다.

그렇게 스튜디오드래곤의 고대 판타지 도전은 실패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제작진이 파트1·2 이후 시청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용을 개선하자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아스달 연대기' 시즌1의 마지막 파트3는 시청자들의 관심도 증가로 시청률 7.7%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방송 직후인 9월 23일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도 6만99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점차 회복세를 보였다. 현재 21일에는 8만2700원까지 오른 상태다.

'아스달 연대기' 방송 최고 광고단가 역시, 마지막 파트3에서 15초당 2070만 원으로 높게 유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이는 주시청자가 강력한 소비력을 가진 20~40대인 만큼 이 같은 단가가 유지된 것이라고. 연구원은 방송 초반에 비해 국내·외 시청자 반응이 개선된 것이 컸다고 평가했다.

■ 주가 상승에 매출도 성장
지난 7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3분기 매출 1312억원을 기록, 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나 성장한 수치다.

매출 중 방송사에 드라마 방영권을 제공하는 편성 매출은 6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4%나 올랐다. 또한 올해 영업이익은 109억원, 당기 순이익은 115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이병헌, 김태리 주연의 tvN '미스터 션샤인'으로 선전했던 전년 동기에 비해선 낮은 편이나, 결과적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3분기 연속 1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성과를 이뤘다.

사측에 따르면 3분기 성장 요인으로는 '봄밤', '의사요한' 등 지상파를 포함한 채널 다각화 및 제작편수 확대가 꼽힌다. 특히 '아스달 연대기', '호텔 델루나' 등 대형 IP(지식재산권)를 강화하고, 넷플릭스 신규 오리지널 '좋아하면 울리는' 등을 통한 사업영역의 확대가 성장의 동력이었다는 평가다.
 

[사진=스튜디오드래곤 로고]

■ "성장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
스튜디오드래곤은 마지막 4분기 매출도 기대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튜디오드래곤은 마지막 12월까지 대작을 내놓을 전망이다. 특히 방영 중인 문근영·김선호 주연의 tvN '유령을 잡아라'와 방송을 앞두고 있는 현빈, 손예진 출연의 '사랑의 불시착' 등 주요 화제작의 성과 극대화 및 글로벌 사업 역량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한 스튜디오드래곤은 현재 미국 및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 리메이크 및 스튜디오 옵션 계약을 추진 중이며, 넷플릭스와 3개의 오리지널 드라마를 진행하고 추가적인 글로벌 플레이어와도 협업을 추진하고 있어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글로벌 OTT 출범에 따라 오리지널 공급 등 채널 다각화 전략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특히 2020년 미국 진출 조기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IP 리메이크, 글로벌 공동기획, 제작, 유통에 힘쓸 전망이며 이를 통해 중단기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스튜디오드래곤의 IP 드라마 영화화 사업과 동영상 콘텐츠 시장의 확대에 따른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스튜디오드래곤은 OCN '나쁜 녀석들'에 이어 '손 the guest'의 영화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tvN '또 오해영'은 대학로 공연을 목표로 뮤지컬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며 "영화 및 공연 분야 확장으로 드라마 IP 부자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성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OTT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이어지고 있고, 디즈니 플러스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의 시장 진입으로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도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내년도 실적 증가가 확인되면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