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카오뱅크 최대주주 된다… 산업자본 최초 은행 최대주주 등극

2019-11-20 17:32
한투지주 21일 카뱅 2500억원 증자 후 다음 날 카카오에 지분 16% 매각

카카오가 지분 34%로 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가 됐다. 산업자본이 금융사의 대주주가 된 것은 은산분리 규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정례회의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카카오은행 주식보유 한도 초과보유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투지주는 21일 카카오뱅크의 증자에 참여한 뒤 22일 자사가 보유한 지분 16%를 카카오에 매각하면 카카오뱅크의 대주주변경과 관련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지분율은 한투지주 50%, 카카오 18%다. 한투지주는 지난달 카카오와 지분 매매 약정에 따라 자신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의 29%를 한투밸류에 넘기고 나머지 16%를 카카오에 넘기기로 했다. 이를 위한 준비 과정이 바로 금융위의 주식보유 신청 승인이다.

한투지주는 애초 카카오뱅크 지분을 한국투자증권에 넘기려고 했지만, 공정거래법을 위반해 손자회사인 한투밸류에 넘기기로 하고 금융위의 주식보유 승인을 기다렸다.

금융위 관계자는 "한투지주와 한투밸류는 은행법 시행령에서 정한 재무건전성 요건과 사회적 신용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에 대한 한투지주와 한투밸류의 주식보유한도 초과보유 각 4.99%, 29% 승인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금융위의 승인 이후 21일에는 카카오뱅크의 유상증자가 이뤄진다. 한투지주는 카카오뱅크의 증자 금액 5000억원 중 지분율만큼인 2500억원을 투입한다. 같은 날 한투증권은 자회사인 한투밸류가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한투밸류 주식 48만4000주를 취득하게 된다.

다음날인 22일 한투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16%는 카카오에, 29%는 한투밸류에 넘긴다. 한투밸류는 전날 유상증자로 확보한 현금을 카카오뱅크 지분 매입에 사용한다. 한투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대금을 한투증권이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투입해 한투증권 주식 1만5540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34%로 최대 주주로 올라서고, 한투밸류는 29%로 2대 주주가 된다. 기존 최대 주주인 한투지주는 5%-1주를 보유하게 된다. 이처럼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한투지주가 카카오뱅크 주식을 50% 이상 또는 5% 이내로 보유해야 한다는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한투지주, 한투밸류 등 두 건의 안건이 올라가는 등 카카오뱅크 대주주 변경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며 "은행의 최대 주주가 된 최초의 산업자본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게 금융산업 혁신을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한국투자금융지주와 한투밸류자산운용의 카카오뱅크 주식보유 신청을 승인하면서 카카오는 지분 34%로 산업자본 최초로 은행(카카오뱅크)의 최대 주주가 된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