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굴착기 판매 역대 최고… 한국업체들 로컬기업에 밀려 ‘고전’

2019-11-20 14:57

중국 내 굴착기 판매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일 중국공정기계협회에 따르면 1월부터 10월까지 중국 내 굴착기 판매량은 19만622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4.4%나 증가했다. 

중국 내수시장은 커졌지만 국내 기업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내 판매량은 10월까지 1만2888대, 현대건설기계는 6434대에 머물렀다. 시장점유율도 7.4%, 3.7%에 불과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판매는 3% 감소했고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중국 시장점유율은 2017년 8.3%에서 8.5%로 높아졌지만 올해 10월에는 7%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반면 중국 기업인 사니(Sany)와 쉬공(XCMG)은 각각 4만3450대와 2만5375대를 판매하며 시장점유율 24.9%, 14.5%로 끌어 올렸다. 중국 기업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로컬 기업 브랜드 점유율은 63.1%, 한국은 11.1%다. 일본 기업 점유율(12.9%) 보다 낮다.

국내 업체들이 중국 로컬기업에 밀리는 이유는 중국산 굴착기의 성능과 품질이 크게 개선된 데다 공격적인 마케팅에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로컬 업체들은 소형 기종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수요가 중소형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로컬 업체들의 약진이 돋보였다"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까지 배기규제 강화 등 반등의 여지가 남아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 연구원은 "내년 중국 굴착기 시장은 여전히 수요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지만 배기규제 강화가 2020년 12월로 지연되는 분위기"라며 "하반기 선 수요를 고려하면 경착륙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두산인프라코어 자체적으로 중소형 라인업 확충을 통해 점유율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현금 및 고 선수금(1년 내 60% 이상 납부) 비중 유지로 매출채권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는 점에서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두산인프라코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