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한국형 챌린저뱅크 되겠다"

2019-11-19 09:32
IT체계 확립으로 비용 절감, 중금리대출 공급 확대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는 "겉(모바일 앱)을 바꿔도 안(업무 프로세스)이 변하지 않으면 진정한 혁신이라고 할 수 없다"며 "근본적인 디지털 전환을 통해 한국형 '챌린저뱅크'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2021년까지 기업이 재탄생하는 수준으로 IT 시스템 및 조직체계를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의 청사진을 밝혔다.

이를 위해 KB저축은행은 지난 9월 '모바일뱅크 추진단'을 꾸려 디지털 구축을 위한 종합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추진단은 영국의 챌린저뱅크를 모델로 삼고, 2개년 IT 체계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아톰뱅크(Atom Bank)로 대표되는 챌린저뱅크는 기존 은행의 고비용 구조에서 탈피한 소규모 은행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각종 비용을 절감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KB저축은행은 고객 10명 중 6명 이상(지난달 말 기준 62.4%)이 모바일뱅킹으로 유입되고 있어 이미 디지털화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신 대표가 챌린저뱅크를 목표로 삼은 것은 금융권 전체가 비대면을 외치는 상황에서 보다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앱을 잘 만들어 인기를 얻어도 업무 처리 과정이 자동화되지 않으면 오히려 비효율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신 대표는 "지난해 당사의 한 상품이 인기를 끌며 모바일 앱을 통해 판매가 집중됐지만, 정작 경영지원 업무는 디지털화가 덜 돼 직원들이 일일이 컴퓨터 작업을 하고 있었다"며 "비영업 부문도 디지털화하고, 인력을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진정한 변혁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모가 큰 회사는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며 "그런 점에서 당사는 대형사들보다 성장 잠재력이 더 크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T 체계 확립의 최종 목적은 중금리대출 활성화다. 비용을 절감해 고객에게 보다 낮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사잇돌·햇살론 등 정책상품을 포함해 KB저축은행이 지난달까지 공급한 중금리대출 잔액은 331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자체 개발한 중금리상품 대출잔액이 1065억원이다. 자체 상품의 가중평균금리는 연 13.73%로, 업계 평균(연 17.95%)보다 4%포인트 이상 낮다.

신 대표는 "내년 대출 영업 마진율이 약 2%포인트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디지털화와 그간 축적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금리시장에서 상품 경쟁력을 높여 수익 저하 환경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홍섭 KB저축은행 대표.  [사진=KB저축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