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영철 "美국방 군사연습 조정 발언, 대화동력 살리려는 노력"

2019-11-15 00:00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도발 강행 시 충격적 응징"
"트럼프 의중으로 믿고 싶다…남조선엔 이런 결정 내릴 인물 없어"

김영철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미국의 한·미 연합공중훈련 축소 가능성 시사에 대해 “조미(북·미) 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앞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북한과의 비핵화 대화를 위해 한·미 연합군사훈련 조정 가능성은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14일 발표한 담화에서 “나는 미 국방장관의 이런 발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에스퍼 장관은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13일(현지시간) 방한길에 오르면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외교적 필요성에 따라 훈련을 더 많거나 더 적게 조정할 것”이라며 비핵화 협상 촉진을 위해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축소할 의향이 있다는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13일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조미협상의 진전을 위하여 미국남조선합동군사연습을 조정하겠다고 언급한 데 대하여 유의하였다”며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가 발표된 직후 나온 미 국방장관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나는 미국이 남조선과의 합동군사연습에서 빠지든가 아니면 연습 자체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그러나 만일 이것이 우리의 천진한 해석으로 그치고 우리를 자극하는 적대적 도발이 끝끝내 강행된다면 우리는 부득불 미국이 감당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응징으로 대답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

김 위원장은 “나는 그가 이런 결심을 남조선 당국과 사전에 합의하고 내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조선 정계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이런 현명한 용단을 내릴 인물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담화에 앞서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부터 다음 달(12월) 다시 협상하자는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최근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연이어 비난의 목소리를 낸 것과 관련해 김 대사가 언급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 철회는 한·미 연합훈련 유예 등을 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10월 22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왼쪽)이 전날 열린 해외동포사업국 창립 60주년 기념보고회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보도화면 캡쳐.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