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연말 고강도 혁신 인사···'수익성 중심 경영' 전환

2019-11-13 19:28
대규모 보직 변동으로…조직간 비효율 관행 타파
재무구조 개선 최우선…임원 승진도 최대한 축소

 

이재현 CJ그룹 회장 [사진=CJ그룹 제공]


CJ그룹이 2014년 이후 6년 만에 ‘고강도 혁신’ 경영을 선포했다. 인적 쇄신뿐만 아니라 대규모 조직 개편까지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연내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하고 조직을 정비한다.

통상적으로 유통 대기업은 12월에 인사를 단행한다. CJ그룹은 중대한 변수가 생긴 해를 제외하면, 10월에 발표를 해왔다. 올해는 이미 조금 늦어졌지만, 해를 넘기진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선포한 ‘수익성 중심 경영’에 따라 서둘러 체제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인사는 최대한 임원승진을 축소한다. 대규모 보직 변동을 통해 조직 간 비효율적인 관행을 제거하고, 시너지를 내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지난 2일 사내방송을 통해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으로 하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할 것”이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임직원에게 전하기도 했다.

그룹에서 매출 비중 65%가량을 차지하는 계열사 CJ제일제당이 앞장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CJ제일제당의 올 3분기 매출은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면, 지난해에 비해 25.5% 늘어난 3조4461억원이다. 영업이익은 무려 14.3% 감소한 181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CJ제일제당은 올 4분기와 내년까지 수익성 강화에 집중한다고 발표했다.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꾼다. 제품과 사업 모두 ‘핵심’에만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생산공정 개선과 운영 최적화를 통한 원가절감 등 비용 효율화도 강도 높게 추진한다. 유휴자산 유동화와 투자 효율화, 영업활동 현금흐름 개선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두 번째로 매출이 큰 CJ ENM도 세대교체성 인사가 예상된다.

CJ ENM은 지난해 CJ오쇼핑과 CJ이앤엠(E&M)을 통합해 출범한 회사다. 미디어·커머스·영화·음악 등 4개 사업 부문을 갖췄다. 이재현 회장의 장녀 이경후 상무가 브랜드전략 담당을 맡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본사 위치도 오쇼핑은 서울 사당동, 이앤엠은 상암동으로 물리적 거리가 멀다. 두 개 회사를 합친 만큼 안정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CJ ENM은 방송부문 계열 엠넷(Mnet)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엑스(X) 101’ 순위 조작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신형관 CJ ENM 부사장이자 엠넷 부문 대표를 입건하고, 사무실 압수수색까지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IT 부문과 올리브영 사업으로 기업분할을 마친 CJ올리브네트웍스도 조직 안정화에 나설 전망이다.

CJ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그레이트 CJ’와 2030년까지 3개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는 ‘월드 베스트 CJ’ 두 가지 큰 목표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재현 회장은 2017년 경영복귀 이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과 투자 확대를 추진해왔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면서, 당장 2020년부터 외형보다 내실을 키우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은 2013년 첫 고강도 혁신 체제에 돌입했다. 당시 손경식 CJ 회장은 “모든 사업부문이 수익을 높이는 구조로 혁신하고, 비효율과 낭비를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며 “캐시플로우(Cash flow) 경영 정착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CJ그룹 올해 정기 인사가 오는 19일 경영회의 전후에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