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본입찰 마감...'애경·현산 2파전'

2019-11-07 17:41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본입찰이 마감됐다. 결과는 시장의 예측처럼 '애경그룹 컨소시엄'과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2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의 새로운 주인은 이들이 써낸 인수 가격에 좌우될 전망이다.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은 본입찰에는 참여했지만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대기업 전략적 투자자(SI)를 찾지 못해 중견 기업 중심으로 SI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자격 심사 부분을 통과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인수전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자금력 열세에 놓였던 애경그룹이 막판에 한국투자증권을 우군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애경그룹은 최근 한투증권과 최소 5000억원의 인수금융 협약을 맺으면서 판세를 바꿨다. 이처럼 인수자금 부문에서 열세였던 애경그룹이 승부수를 띄우면서 각 컨소시엄이 신주와 구주 가격에 각각 얼마를 책정했을지도 안갯속에 빠졌다. 

애경그룹은 본입찰을 통해 '항공업'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제주항공과의 시너지 극대화 방안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에 대한 구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인수 성공 시 총 160여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게 돼 국내 항공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4사간 중복노선 조정을 통해 운영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내놨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항공사 간 M&A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해외 사례가 많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이를 기초로 고객 서비스 수준도 높이는 한편 관광산업 발전 등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가 인수 금액을 얼마나 썼을지도 관심사다. 이번 인수전은 정몽규 HDC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 등 오너의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항공기 리스 등 항공 관련 금융사업에서 수익을 본 경험이 많아 이번 본입찰에서 큰 금액을 제시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은 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을 경우 발생할 시너지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탄탄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빠르게 정상화시키고 면세점, 호텔, 항공을 연계한 관광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등은 1조6000억원 이상이다.

한편, 매각 주관사 측은 이날 오후부터 서울 모처에서 본입찰 서류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연내 매각 성사를 위해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다.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은 제출 서류가 조건에 맞는지 등을 검토한 뒤 1~2주 뒤 우선인수대상자를 선정한다. 이르면 다음 달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해 연내 매각 작업을 마무리 한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향후 최종입찰안내서 제한요건 충족 여부, 사전 수립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에 따른 평가, 국토교통부의 인수 적격성 심사 등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최종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 = 아시아나항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