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순 칼럼] 4중전회 시진핑 체제강화, 2020 중국경제 3대 딜레마 해법될까?
2019-11-05 10:06
지난 10월 28일부터 나흘간 진행되었던 중국공산당(중공, 中共) 제19기 제4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중전회)가 31일 폐막되면서 약 5800자의 공고문을 발표했다. 지난 2018년 2월의 3중전회 이후, 21개월이나 지나서 4중전회가 열린 것은 원로나 반대 파벌과의 갈등으로 중공 내부의 의견 조율에 문제가 있었음을 반증한다.
4중전회, 중공은 마오 시대로 회귀 선언
이번 4중전회의 결과에 대해 필자는 세 가지 ‘결의’로 요약했다. 첫째, 중국특색사회주의 제도의 고수와 완성을 결의했다. 둘째, 중공의 국가 통치체제와 통치능력 현대화 결의이다. 셋째, 당 중앙, 즉 시진핑 1인체제의 강화를 결의했다. 필자가 ‘결정’보다 ‘결의’라는 표현을 선택한 것은 중공 스스로 느끼는 체제위기 체감도가 심각하다는 점을 독자들에게 전하려는 것이다.
4중전회 공고문의 내용은 시진핑 시대가 추진하는 중국특색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한다. 길고 지루한 자화자찬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특색사회주의 제도의 고수와 완성, 국가 통치체계와 통치능력의 현대화에 대한 중요한 문제를 결정했다. 둘째, 중국 국가통치체계와 통치능력 현대화는 중국특색사회주의제도와 집행능력으로 실현해야 한다. 셋째, 중국특색사회주의 제도와 국가통치체계는 위대한 부흥을 실현할 수 있는 제도와 통치체계임이 증명되었다. 요약 내용이 이 정도인데 전체를 보면 어떤 느낌일까? 필자는 독자들의 풍부한 상상력을 믿는다.
공고문은 이어서, 중국특색사회주의가 다른 체제보다 뚜렷하게 우월한 이유로 13가지의 장점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당의 1당제 통치 ▲인민이 주인 ▲의법치국 ▲전국의 행동일치 ▲민족평등 ▲공유제 주체 각종 소유제 공동발전 ▲공동의 이상과 신념 ▲인민중심 발전사상 ▲개혁과 창조 ▲재능과 덕 겸비 ▲당의 군대 지휘 ▲일국양제 ▲독립자주와 대외개방 병행 등 13가지 장점 때문이라는데, 과연 그럴까? 이 질문에 대해 중국 인민들이 언제쯤 대답할지 궁금하다.
일국양제 제도강화와 관련, 홍콩과 마카오 특별행정구에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법률제도와 집행기제 설립과 완성 및 대만독립 반대와 일국양제 수호를 결정했다. 이는 특히 홍콩사태에 대해 철회되었던 국가보안법(2003)과 송환법(2019)과 같은 강력한 통제법안과 규정을 조만간 신설하여 대륙의 경찰과 군대가 항시 개입하여 제압하겠다는 의미이다. 대만에 대해서는 민진당 정부에 대한 강경책과 대만인에 대한 유화책의 투트랙 전개가 이미 시작되었다.
공고문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중공은 극우에 가까운 우클릭(우리 입장에서는 좌클릭)의 마오쩌둥 시대 회귀를 선언했다. 그동안 시장개방을 통해 성장한 중국경제가 과연 우클릭 마오쩌둥-시진핑 노선에 견딜 수 있을까?
시진핑 체제가 당면한 2020년 중국경제 3대 딜레마
중공이 통제하는 중국 경제의 발전이 그 동안 눈부신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 모든 공헌이 4중전회에서 자화자찬한 것처럼 중국특색사회주의의 체제적 장점이 탁월해서일까? 중공과 시진핑 1인체제가 다른 체제와 우월한지 여부는 2020년부터 당면한 중국경제 3대 딜레마가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첫째, 중공은 경제적 측면에서 ‘중진국 함정 딜레마’를 어떻게 빠져 나올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이미 작년에 9633불에 도달한 중국경제는 올해에 1인당 GDP 1만불 시대에 진입한다. 2020년의 중국경제도 순탄할까?
모든 국가를 일괄 적용할 수는 없지만, 산업화에서 1인당 GDP 1만불 지표는 저개발국가의 고도 압축성장 과정에서 성장의 한계에 이르는 첫 난관이다. 경제관료의 경직된 사고가 국제사회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경제성장으로 생겨난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개선에 필요한 시장경제의 확대 개방이 적시에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성장이 정체되거나 중남미 국가들처럼 낙후된 시대로 고속 추락하거나 소련처럼 역사에서 사라진 사례는 많다.
중공의 ‘국진민퇴(國進民退, 국유기업 발전과 민영기업 퇴출)’와 ‘공유제 주체의 각 소유제 공동발전’ 주장은 그래서 위험하다. 폐쇄적인 시장경제 추진은 정체된 중국경제의 성장을 수면아래로 끌어당기는 닻의 역할이 될 것이다.
둘째, 중공은 국제관계적 측면에서 ‘투키디데스 함정 딜레마’의 불안감과 불신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미국과의 장기적인 무역전쟁은 2020년 중국의 경제하강에 핵심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패권전쟁에 대해, 중공 강경파가 오히려 선호하고 도전 의지를 불태우는 듯한 태도는 위험하다. 중공은 미국과의 경쟁보다, 주변국과의 공동 발전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유리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아테네의 역사학자이자 장군이었던 투키디데스의 주장에 대해, 중공이 아무리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해도, 국제사회는 그 말의 앞에 괄호로 ‘지금은’이란 조건이 숨어있다는 점을 더 믿는다. 중공과 중국이 국제사회에 “친구가 없다”고 스스로 자조하는 이유도 살펴야 하지만, 불신의 이유를 깊이 자각해야 한다.
셋째, 국내정치적 측면에서 중공은 ‘타키투스 함정 딜레마’에 빠지고 있다. ‘인민 위주’를 강조하는 중공의 인민사회 통제정책에 대한 인민의 불만은 발전 동력이 약해지고 있는 중국경제의 2020년 성장에 가장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2020년까지 완성할 안면인식 인공지능 실시간 감시시스템과 사회신용평가제는 중공과 중공정부의 인민에 대한 통제에 있어서 과학적이고 효율적일지 몰라도, 사회의 경직성을 유발하고, 창의력을 제한하는 부작용을 양산할 것이다.
로마 최고집정관이자 역사가였던 타키투스의 지적은 모든 지도자에게 적용되는 일급 처방이다. “정부가 한 번 신뢰를 잃으면 국민들로부터의 신뢰회복은 어렵다”는 점은 미래의 지도자들에게도 중요한 정치철학이 되어야 한다. 중공이 지금처럼 인민들에 대한 통제에 더 집중하는 것은 스스로 개미지옥과 같은 수렁에 발을 넣는 것이다.
중국건국 70주년과 4중전회에 대한 중화권의 풍문은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정치적 측면인 중공 당내 권력투쟁 심화, 사회적 측면인 인민들의 불만 팽배, 경제적 측면인 중국 경제위기설이다. 이와 관련, 중공이 당면한 3대 딜레마로 보면, 필자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타키투스 함정 딜레마’이다. 경제는 생물과도 같고, 생명은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김상순 동아시아평화연구원 이사장, 중국 차하얼학회(察哈尔学会) 고급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