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화의 문 좁아지고 있어"...美'테러보고서'에 반발
2019-11-05 09:02
"북미대화 교착에 테러지원국 감투 계속 씌우려고 책동"
"미국의 이러한 태도와 입장으로 하여 조·미(북·미) 대화의 창구는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5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에서 지난 1일 미 국무부가 발표한 '2018년 국가별 테러 보고서'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조·미 대화가 교착상태에 놓인 지금과 같은 민감한 시기에 미국이 '테러지원국' 감투를 계속 씌워보려고 집요하게 책동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대화상대 방인 우리에 대한 모독이고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온갖 형태의 테러와 그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반대하는 것은 우리의 일관한 입장"이라면서 "테러의 온상이며 왕초인 미국이 '테러 재판관' 행세를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적반하장"이라고 엄정 비난했다.
북한은 그간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 때마다 외무성 대변인 문답 형식을 취하고 내용면에서도 원칙적 입장을 담으며 낮은 수위로 대응해 왔다.
테러지원국은 '국제 테러리즘 행위에 반복적으로 지원을 제공하는 국가'를 의미하며, 미국은 이란, 북한, 수단, 시리아 등 4개국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017년 11월 20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9년 만에 재지정한 후 현재까지 지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이전에 사용했던 '위협', '위험하고 악의적인 행동', '위반' 등의 비판적 표현이나 테러 활동에 대한 상세한 지적은 빠졌다. 지난달 5일 '스톡홀름 노딜' 이후 교착 상태에 갇힌 북·미 관계를 고려해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앞서 북한은 1988년에도 1987년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에 연루된 것을 이유로 테러지원국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후 부시 행정부 시절인 2008년 영변 핵시설 냉각탑 폭파 등 북·미 대화 분위기 속에서 지정이 해제됐다.
그러나 이후 제2차 핵실험과 천안함 피격과 및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대량파괴무기(WMD)인 맹독성 신경작용제 'VX'에 의해 피살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돼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