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퀴어 퍼레이드에 20만 운집 '아시아 최대 규모 도약'

2019-10-27 18:07
'성소수자 인권운동' 16년만에 참가자 800명→20만명 증가

올해 대만 퀴어 퍼레이드에 20만여명이 참가해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진행됐다고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퀴어축제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의 시발점으로 간주되는 '스톤월 항쟁(Stonewall riots)‘을 기념하기 위해 전 세계 각 대도시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올해 뉴욕에서는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기념해 최대 500만 명의 관중이 퍼레이드 행사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7월 독일에선 약 100만 명이 집회와 퍼레이드에 참가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27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제17회 퀴어 퍼레이드에서 참가자들이 거리를 가득 메웠다.[사진=연합보·연합뉴스]


연합보에 따르면 전날 타이베이(台北) 시정부 앞 광장에서 출발한 제17회 대만 퀴어 퍼레이드는 중심가인 중샤오둥루(忠孝東路), 런아이루(仁愛路)를 거쳐 타이베이 총통부 앞 카이다거란(凱達格蘭) 대로에서 펼쳐졌다.

2003년 800명의 참가자로 시작한 대만의 퀴어 퍼레이드는 16년 만에 참가 인원이 처음의 250배인 20만여명으로 늘어났고 많은 시민이 퍼레이드 주변 인도에서 무지개 깃발을 흔들며 지지를 표명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행사 주최 측의 정즈웨이(鄭智偉) 대표는 이번 퍼레이드의 주제가 '성 소수자는 좋은 이웃'이었다면서 다원화, 민주, 존중 그리고 상호융합이라는 대만 가치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참가자들이 행사 종착지인 카이다거란 대로에 도착해 "사랑은 국경이 없다, 국제 동성결혼, 비바람에도 꿋꿋하게 함께 나아가자"라고 외쳤다고도 전했다.

같은 날 타이베이 시정부 앞에서 제1회 '무지개 어린이 미니 퍼레이드'를 개최한 대만 동성 가정 권익촉진회는 동성혼인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공동입양, 국제 동성결혼문제는 아직 미진하다면서 앞으로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촉진회는 이어 대만 사회가 가정을 꾸린 동성 부부를 일상의 가족, 이웃, 동료로 대해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국가다. 지난 5월, 동성혼인특별법안이 입법원(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법안에 공식 서명하면서 대만 정부는 동성 결혼을 공식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