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총선] 경제 민감도 높은 지역구 총선 향배 가를까?

2019-10-28 00:00
부동산·일자리 등 경제 정책에 지역구 표심 엇갈릴 전망

21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경제 이슈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여야의 정쟁이 이어지지만 경제 민감도가 높은 지역의 민심은 양상이 다르다.  이들은 현 정부의 정책흐름에 따라 총선에서 심판을 하겠다는 각오다.

◆3기 신도시 심판론 일산

부동산은 한국 서민의 자산 중 비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당연히 도시정책과 교통에 인프라 구축에 따라 집값은 바뀌고 표심도 따라간다.

경기도 일산 지역은 이미 3기 신도시 정책으로 부동산 민심에 불을 질러 21대 총선의 전쟁터가 됐다. 전초전도 몇 번이나 터졌다. 여당의 텃밭으로 인식된 지역이지만 3기 신도시 정책 이후에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1기 신도시인 일산‧파주‧운정 등의 교통과 자족기능도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울과 더 가까운 고양 창릉지구에 3기 신도시가 들어서기 때문이다. 당연히 기존의 도시의 집값은 빠지게 된다. 주민들의 반응이 거세지자 고양시장도 달래기에 나섰지만 총선의 분위기는 여당에게 긍정적이지 않다.

경기 고양정 지역구 의원이자 국토교통부 장관인 김현미 장관은 일관적으로 정책은 추진하되 총선은 불출마로 기울고 있다. 반면 야당인 한국당의 공세는 더 거세지고 있다. 당 내 부동산 전문가인 김현아 의원은 일산 지역에서 정치보폭을 넓히며 다양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주로 토론회를 펼치며 대안정책의 중지를 모으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지역은 대체로 여당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인 만큼 일부 지역이 야당에게 넘어간다면 총선 승패의 세대결에서 상당한 변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격전지다. 여야의 공천후보 선정에서부터 신경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가 되는 지역이다.

◆지역경제 붕괴된 경남 노동자 민심 '요동'

일명 PK로 불리는 부산‧경남지역은 지역산업의 도미노 붕괴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조선(造船)과 해운업은 물론, 에너지 산업의 핵심 축인 원전‧중공업 등도 업황이 좋지 않아 문재인 정부 심판론과 연결되고 있다. 이미 경남 창원‧성산 지역의 4·3보궐선거에서 표심의 변화를 보여줘 21대 총선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지역이다.

특히 창원‧성산 지역은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해 권영길, 노회찬, 여영국으로 이어지는 진보‧노동계의 텃밭이지만 지난 보궐선거에서 여 의원은 504표 차이의 진땀승을 거뒀다. 민심의 변화가 감지되는 결과다.

이 때문에 여 의원은 이달부터 이미 지역구 달래기에 나섰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챙기고 노동자들을 만나 정책대안에 관한 의견도 나누는 것. 여 의원은 탈원전에 대한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공감하면서 현실적 대안 제시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PK지역 대부분이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지만 김해와 양산 등 일부 진보세력이 선전을 펼친 지역도 21대 총선의 관심사다. 특히 경남지역 중 김해는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이며 거제는 문제인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하다. 총선에서 야당이 선전을 하거나 깃발을 꼽을 경우 현 정부의 정치적 위기론으로도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지역구다.

김해 지역은 현재 여당이 갑을을 모두 차지했으며 김해을 지역은 드루킹 논란이 있는 김경수 경남지사의 지역구다. 경남지역 특성 상 조선관련 하청기업들이 많아 노동자 표심이 어디로 흐를지 주목되는 곳이다. 최근 조선관련 업황이 약간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일자리 공백 큰 군산...'공장부터 돌려야'

전북 군산 지역은 일자리 진공상태에서 총선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는 지역이다. 각 지역별 일자리 정책에서 가장 민감도가 높은 편이다. 이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도 신경을 많이 쏟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직접 군산을 방문해 군산형 일자리 상생 협약식에 참석했다.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과 지난해 2월 한국GM 군산공장까지 폐쇄되면서 지역 경제 전체가 큰 위기감에 노출됐다. 이에 정부에서는 군산을 전기차 산업의 육성 단지로 점찍고 거액의 투자와 일자리 공약에 나선 것.

총선 예상 후보들도 흥미롭다. 현재 군산 지역구의 김관영 의원을 비롯해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박영선 중기부 장관까지도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는 분위기다. 이 지역에 출마하는 후보자의 가장 큰 숙제는 군산의 어려워진 지역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올해 6월 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에서 열린 3기 신도시 철회 5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창릉지구 도면 사전 유출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