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人터뷰] 권창희 건대병원 교수 “서울 동부권 부정맥 환자 치료 책임지겠다”

2019-10-25 06:00
최근 5년간 20% 이상 증가…환절기, 심실성 부정맥 주의
새벽 운동 지양…따뜻한 차 마시고 집안에서 스트레칭 권고

권창희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사진=건국대학교병원 제공]


변덕스런 가을 날씨에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 시기에는 일교차가 커 부정맥 질환이 자주 발생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부정맥은 최근 5년간 20.4% 증가했다. 부정맥 진료 환자는 2014년 127만2698명에서 지난해 153만2051명으로 늘었다.

전국 방방곡곡 부정맥 분야 전문의들이 가장 긴장하는 시기도 이때다. 본지는 국내에서 손 꼽히는 부정맥 전문의를 만나 예방과 관리법을 들어봤다. 권창희 건국대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권 교수는 건국대병원에서 유일하게 부정맥을 치료한다. 그는 ‘서울 동부권에서 발생하는 부정맥 환자들의 치료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하루를 시작한다.

심장은 심방(위)과 심실(아래)로 나뉜다. 심방과 심실이 한 번씩 수축해서 피를 펌프질해줘야 온 몸으로 퍼져 나간다. 부정맥은 심방과 심실 기능에 문제가 생길 때 발생하는 심장질환을 말한다. 누구나 흔히 겪는 경미한 것부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것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권 교수는 “보통 심장은 60~100회 사이에서 뛴다. 하루에 만 번 정도 뛰는 셈이다. 그런데 갑자기 심장 박동이 60회 밑으로 느리게 뛰거나(서맥) 100회 이상 빠르거나(빈맥) 엇박자로 뛰는 등 불규칙하다면 부정맥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일교차가 큰 날씨에 급사와 관련된 부정맥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해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지 못하는 심실세동이나 심실빈맥 등 심실에서 발생하는 부정맥이 위험하다.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환절기엔 낮에 따뜻하고 새벽엔 기온이 떨어져 혈관 수축이 일어난다. 결국엔 심장을 먹여 살리는 혈관들이 좁아져 심근경색이 나타날 수 있고, 이로 인한 2차성으로 심실성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부정맥은 돌연사 원인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권 교수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새벽 운동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밖에 나가서 운동하는 것보다 집안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스트레칭하는 것을 권한다”고 전했다.

갑자기 부정맥으로 쓰러지는 경우엔 주변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권 교수는 “길을 가다 누군가 쓰러지면 주변 사람들이 5분 안에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해야 한다. 그래야 병원에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이후 예방 역시 중요하다. 그는 “급사의 상황이 한 번 발생한 사람은 또 생길 수 있기 때문에 2차 예방 차원에서 제세동기(심장충격기)를 심장 주위에 삽입해야 한다”며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 부담률이 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권 교수의 포부를 물었다. 그는 후배 양성에 힘쓰는 한편, 건대병원 부정맥센터가 서울 동부권에서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술을 한다는 구상이다.

권 교수는 “환자를 만나는 건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건국대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이 다른 곳에 비해 모자라거나 부족한 치료를 받게 하고 싶지 않다”며 “메이저 병원들이 중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서울 동부지역에서 건대병원이 우뚝 서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환자에게 도움된다고 생각되는 모든 시술을 연구하고 도입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