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한국당 민부론 팩트체크 자료, 참고로 민주당에 제공"

2019-10-23 15:57
'민부론 팩트체크' 최초 작성자 기재부 서기관 ID 의혹에 사실 인정

자유한국당이 발표한 '민부론'을 반박하는 문건을 기획재정부가 작성해 더불어민주당에 제공했다는 의혹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참고로 제공했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23일 열린 기재부·국세청·관세청·조달청·통계청 종합감사에서 '민부론 팩트체크' 원본 파일의 문서 정보상 최초 작성자 ID가 기재부에서 대(對)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서기관 ID와 동일한 것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측이 홍 부총리에게 따져물었다.

민부론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발표한 경제정책으로 203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가구당 연간소득 1억원, 중산층 비율 70% 달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책위원회는 '자유한국당 민부론 팩트체크'라는 제목으로 민부론을 반박한 36페이지 분량의 문서를 공개했다.

김광림 한국당 의원은 "지난번 '이 문건에서 정부 냄새가 숨소리까지 들린다'고 이미 지적했다"며 "당에서 만들었다면 '국회에 제출된'이라는 표현을 썼을 텐데 문건에는 '국회에 제출해놓은, 제출한' 등으로 표현돼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추경호 의원은 "민부론 검토 자료를 민주당에 제공한 사실이 있나. 있다면 원본 전자파일과 발송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홍남기 부총리는 "민부론이 발표됐을 때 그 내용 중 정부 추진 정책과 어느 정도 맞는 것도 있고 약간 의견이 다른 것도 있어 저희가 내용을 분석한 자료가 있다"며 "다만 그 자료는 저희가 정책에 참고하기 위해 만든 내부검토 자료이기에 대외적으로 정식 제공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광림 의원이 "민부론 반박 자료를 민주당 정책위에 넘기지 않았느냐"고 다시 묻자 홍 부총리는 "제가 파악해보니 민주당에 그 자료를 참고로 제공했다"며 의혹을 인정했다.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등의 종합국정감사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의 질의에 적극적으로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