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네타냐후, 연정 구성 포기...총리직 물러나나

2019-10-22 08:50
청백당 베니 간츠, 28일 동안 연정구성권 받아...성공하면 총리 교체

이스라엘이 정부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정부 구성을 포기하면서, 정부를 꾸릴 기회가 정치 라이벌 베니 간츠 청백당 대표에게 넘어갔다.

네타냐후 총리는 9월 총선에서 우파 진영의 근소한 우위로 연정 구성권을 부여받았다. 이후 중도 좌파 청백당에 손길을 내밀면서 대연정 구성을 모색했지만 계속 퇴짜를 맞으면서 21일(현지시간) 결국 포기를 선언했다고 BBC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9월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리쿠드당은 총 120개 의석 중 32석을 확보하면서, 청백당(33석)에 1석 뒤졌다. 그러나 유대주의 종교정당을 비롯한 우파 진영 의석이 55석으로 아랍계 정당을 포함한 중도좌파 진영(54석)보다 1석 많아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 연정 구성권을 줬다.

그러나 이날 네타냐후 총리의 포기에 리블린 대통령은 연정 구성권을 간츠 대표에게 넘겨주었다. 간츠 대표는 앞으로 28일 동안 연정 구성을 논의할 시간을 갖게 됐다.

아랍계 정당들이 즉각 지지를 표했지만, 간츠 대표의 정부 구성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중도좌파 진영 역시 과반에 7석이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지난 4월에도 총선을 치렀으나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부재한 가운데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5개월만에 총선을 다시 치렀다. 

리블린 대통령은 총선을 다시 치르는 일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츠 총리가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경우 의회는 세 번째 총리 후보를 내세울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뒤 10년 동안 집권해왔다. 이스라엘 최장수 총리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뇌물수수와 배임 등 부패 혐의가 불거지면서 도덕성 논란 속에 정치 운명도 위태로워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