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주 52시간제 글로벌 경쟁력 떨어뜨려…탄력근무제 절실”

2019-10-09 13:48
문체위 현장시찰서 게임업계 특성 고려한 탄력적 근무 제도 요청

“게임업계의 특성을 고려해 탄력적인 근무시간 정책을 고려해달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들에게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국내 게임산업의 애로사항을 호소했다.

문체위는 지난 8일 국정감사 현장시찰을 위해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엔씨소프트 본사를 방문했다. 국정감사 현장 시찰 중 게임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장에는 전 국회의장인 정세균 의원(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문체위원장인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 문체위 간사인 이동섭 의원(바른미래당), 신동근·김영주·김영춘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 염동열 의원(자유한국당) 등 7명이 참석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8일 국정감사 현장 시찰을 위해 엔씨소프트를 방문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들에게 탄력근무제 제도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김 대표는 위원들에게 “게임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시장 경쟁력과 생산성이 중요한데, 이것들이 굉장히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을 따라가야 하지만, 현재 시행되고 있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한국의 생산성 차이를 예로 들었다. 김 대표는 “중국의 경우 6개월 내 그 분야의 뛰어난 제품들이 나오지만, 한국의 현재 생산성으로는 1년 안에 만들어낼 수 없을 정도로 뒤처져 있다”며 “그런 생산성을 어떻게 극복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 나갈 것인가가 게임산업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김 대표는 “반도체가 하드웨어 기술의 총아인 것처럼 소프트웨어 기술의 총아는 게임이고, 게임 산업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며 “정부가 게임 산업에 대한 이해를 통해 지원해주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요청했다.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도 “직원의 개인적인 여가 활동이 중요하지만, 탄력근로제에 관해 게임산업 특성에 대한 이해가 절실하다”며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으로 3개월, 6개월이 언급되고 있다. 미주·유럽 같은 선진국에서도 게임산업에 1년, 그 이상도 지정해주고 있다. 탄력적 운영이 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된 이래 게임업계의 근무 환경은 변화를 겪고 있다. 밤샘근무가 줄어들며 여건이 개선됐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한편, 개발 프로젝트가 많은 게임업계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제도로 인해 생산성 저하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섭 의원은 “아직까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게임 진흥을 강조했다. 문체부 장관 또한 게임 산업을 살리기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게임은 이제 엄청난 산업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국민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며 “우리가 확실히 지원하겠다. 4차 산업혁명의 선두주자로서 게임이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도 의견을 청취하고 함께하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엔씨소프트를 방문한 국회 문체위 위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엔씨소프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