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성장 위한 총력전...득(得)일까 독(毒)일까
2019-10-09 14:00
사업포트폴리오 조정에 현금흐름 악화...이선호 승계 ‘안갯속’
행동주의 공격 대상 될까 우려...주주가치 제고 노력해야
행동주의 공격 대상 될까 우려...주주가치 제고 노력해야
[데일리동방] CJ그룹이 이익의 질적 개선을 위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현금흐름이 악화하고 있지만 성장을 위해서는 불가피한 일이다.
대내외 환경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승계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리더십 부재도 우려된다. CJ그룹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지, 부채에 짓눌릴지 그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미래 먹거리 확보 등 이익의 질적·양적 개선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그간 CJ그룹은 지배구조 개편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그 결과 CJ㈜는 CJ제일제당과 CJENM을 그룹 양대 축으로 하는 구조로 바뀌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구체적인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CJ㈜의 CJ제일제당 지분율은 33.4%에서 45.5%로, CJ제일제당의 CJ대한통운 지분은 20.1%에서 40.2%로 각각 증가했다. CJ대한통운은 CJ건설을 흡수합병했다.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 보유지분 전량을 한국콜마에 매각(1조3100억원)하고, 미국 냉동식품업체인 쉬완스컴퍼니(지분 70%, 1조9000억원)를 인수했다.
CJ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을 보면 ‘사업효율성’이라는 단어로 함축된다. CJ㈜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를 공고히 하고 비주력 사업 매각, 계열사간 흡수합병 등이 주를 이뤘다. 사업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M&A) 등을 고려하면 자금 확보 차원 계열사의 추가 매각 가능성도 남아있다.
승계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일련의 큰 변화가 시작된 계기는 수익성 질적 악화로 보인다. 지난 2016년까지 CJ㈜의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은 5%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 4%대에 진입한 이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핵심 계열 전반 외형은 확대를 지속하고 있으나 원재료 부담을 비롯해 환율, 경쟁심화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돌파구는 결국 투자다. 그 결과 CJ㈜ 잉여현금흐름(FCF)은 2016년 마이너스(-) 1475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는 1조9281억원 적자로 그 폭이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2015년 138%에서 2018년 153.4%로 올라갔고, 올해 상반기 말엔 185%로 급증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주요 핵심 사업(식품·엔터테인먼트·생명공학·유통)의 높은 시장 지위다. 수익성 질적 수준은 낮아졌지만 절대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이다. 단기적으로 가파른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그룹 역량을 감안하면 최근 지속되는 현금흐름 악화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차입금 증가에 따른 주력 계열사(CJ제일제당·CJCGV) 신용도가 부정적이라는 점은 향후 조달 여력을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CJ(주)는 다양한 사업을 보유하고 있어 일부 자회사 신용등급이 떨어져도 방어가 가능하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그룹을 재편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현재 진행형인 변화의 끝에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한 리더십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충분치 않다. ‘행동주의’ 목표 대상 목록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승계보다는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우군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CJ그룹은 유독 주주가치 제고 활동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과거와 달리 주주들과 시장은 기업의 모든 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며 “최고경영자(CEO)가 행동주의 개입을 막고 정상적 경영을 지속하려면 주주가치 제고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CJ그룹은 사업 개편과 동시에 더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