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국감] “구글·페이스북만 불러 별도 청문회하자”
2019-10-04 17:58
"실질적 의사결정자인 본사 실무자 불러야"
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과방위)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구글(유튜브)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CP(콘텐츠 제공 사업자)만 별도로 청문회를 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구글코리아와 페이스북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성의한 태도와 답변으로 일관하자 일부 과방위원들이 내놓은 방안이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페이스북, 구글의 국내 대리인은 본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결과만 하달받는 구조여서 증인신문은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며 “과방위원장과 간사님들에게 실질적 책임자인 본사 관계자를 별도로 불러 청문회를 열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 대표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해도 “본사와 협의하겠다”, “검토해보겠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거나 추상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질의 시간도 짧아 제대로 된 감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국감이 피감기관인 방통위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대한 감사보다 일부 글로벌 기업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도 별도 청문회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김경진 무소속 의원도 “글로벌 CP를 대상으로 한 별도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매년 국감 오후에 잠깐 (증인을) 불러서 질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웅래 과방위원장은 “구글과 페이스북 본사와 관련한 청문회를 포함해 국세청 세금 자료도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며 “방법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이날 국감 증인으로 출석한 존리 구글코리아 대표와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과방위원들로부터 망 사용료와 콘텐츠 삭제 등에 대해 집중 질의를 받았다.
존리 대표는 국내 통신 3사에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다는 지적에 “망 사용료만 따로 떼놓고 생각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트래픽이 사용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것은 많은 면을 봐야 한다”며 “구글은 망 사업자들과 함께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 글로벌 인프라에 3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집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중 하나가 바로 캐시서버”라며 “캐시서버로 망 사업자가 트래픽에 필요한 대역폭을 많이 줄일 수 있다. 많은 금액을 절감할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지난 6월 한국 유튜브에 적용한 ‘노란색 달러’ 표시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노란색 달러 표시가 붙은 콘텐츠는 수익 배분이 제한된다. 그러나 다수의 유튜버는 본인의 콘텐츠가 어떤 이유에서 이 달러 표시가 붙었는지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존리 대표는 “노란색 달러 표시는 유튜브 광고주들이 브랜드가치와 일맥상통하는 콘텐츠에 광고를 붙이고 싶다는 목소리가 있어 시작된 제도”라며 “인공지능이 섬네일과 콘텐츠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데, 아직 완벽하게 과학적이지는 않다. 개선해나가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정기현 페이스북코리아 대표는 무성의한 태도로 질타를 받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방통위와 행정소송에 대한 질의하자 “본사에 확인하겠다”, “본사 얘기라 잘 모른다” 등으로 일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