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위, 김승희 ‘文대통령 건망증’ 발언...한때 파행까지

2019-10-04 15:32
민주당, 김 의원 사과·복지위 사퇴 촉구

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 국정감사가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의 ‘문재인 대통령 건망증’ 발언으로 한때 파행됐다.

김 의원은 국가기록원 ‘개별 대통령기록관 설립’ 문제를 꺼내며 “요즘 문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국민들이 많이 걱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불같이 화냈다’고 하는데 그전에 국무회의에서 전용 기록관 건립 계획을 대통령이 직접 심의·의결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치매와 건망증은 의학적으로 보면 다르다고 하지만, 건망증이 치매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그래서 국민들은 가족의 치매를 걱정하면서 동시에 요즘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많이 걱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집단 반발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수백조원 예산 심의 과정에서 32억원이 들어간 기록관 건립이 논의된 것”이라며 “이를 두고 대통령이 건망증 아니냐, 치매 유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은 조롱이자 노골적인 폄훼”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이 사과하지 않으면 국감에 더 이상 임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내가 치매 환자라고 말하지 않았다”라며 “국회의원에게 표현의 자유와 의정활동의 자유가 있는데 야당 의원의 입을 막으려는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간사인 김명연 의원도 “질의내용에 사사건건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동료 의원 발언에 ‘상종 못 한다’는 표현까지 하시면 극한 상황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위원 일동은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승희 의원의 복지위 사퇴를 촉구했다.

위원들은 “김 의원 발언은 당리당략을 위해서라면 사실 날조, 허위조작 발언도 서슴지 않는 한국당의 현주소를 보여줄 뿐”이라며 “이제 계속되는 한국당의 막말도 지겹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의 즉각적인 사과와 함께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사퇴를 요구한다”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김 의원을 제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의사진행발언 듣는 김승희 의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국회 보건복지위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이 4일 오후 계속된 국정감사에서 자신의 대통령 건강 발언과 관련한 감사 파행에 대한 각당 간사들의 의사진행발언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