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정치권, 분열·선동 정치 위험선…국회 존재 이유 상실”
2019-10-04 13:11
이례적인 메시지 발표…여야, 자제 당부
문희상 국회의장은 4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국민들 간의 찬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정치권은 국가 분열, 국론 분열이 한계선을 넘는 매우 위중한 상황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분열의 정치, 편 가르기 정치, 선동의 정치도 위험선에 다다랐다”고 말했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지난달 24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보임 수사와 관련해 서울남부지검에 서면 진술서를 제출한 바 있는 문 의장은 이례적으로 별도의 현안 관련 메시지를 내고 정치권의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정치 지도자라는 분들이 집회에 몇 명이 나왔는지 숫자 놀음에 빠져 나라가 반쪽이 나도 관계없다는 것 아닌가”라며 “민생은 내팽개치고 오로지 진영싸움에 매몰돼 국민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꼬집었다.
문 의장은 “연이은 가을 태풍과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국민의 상심과 피해가 너무 크다”면서 “국민은 국회와 정치권을 바라보고 있는데 국회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참담한 심정”고도 했다.
문 의장은 “당장 오늘 국회가 없어진다고 해도 국민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을 상황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면서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자는 것 아닌가. 국민 분노에 가장 먼저 불타 없어질 것이 국회라는 것을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서초동과 광화문의 집회로 거리에 나선 국민의 뜻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는 국회가 답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자중하고 민생과 국민 통합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