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 현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여야 의원들이 그들을 부른 이유는 포털 네이버와 다음에서 벌어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이하 실검)’ 경쟁의 실태와 위법성 여부를 따지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지난 8월 말에서 9월 초,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되는 과정에서 찬반을 다투던 세력들이 ‘조국힘내세요’, ‘법대로조국임명’, ‘조국사퇴하세요’와 같은 키워드를 조직적으로 검색해 일주일째 양대 포털 실검에 노출됐다.

먼저 네이버는 이날 기계적 조작이 없었기 때문에 불법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불법 프로그램을 활용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과 명확히 구분을 지은 것이다. 드루킹 사태는 더불어민주당의 한 당원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네이버 뉴스 서비스 내에서 특정 정치성향의 댓글을 달아 문제가 된 사건이다.

네이버는 "실검은 실명 인증을 마친 사용자들이 직접 검색한 데이터값을 토대로 집계되고, 검색된 양을 통해 키워드의 급상승 정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 시간대의 검색량이 늘어난 것을 보여주는 것일 뿐, 최다 검색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한성숙 대표는 “매크로가 사용된 징후가 없었다”며 “실검에 매크로 현상이 나타나면 체크하지만 사람이 직접 입력하는 것은 개인의 의사에 따른 부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인 키워드뿐 아니라 마케팅과 팬클럽 영역에서도 특정 검색어가 급상승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며 “이런 시도들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실검이 다수 이용자의 검색에 따라 좌우되는 현상을 ‘여론 조작’으로 봐야 할지, ‘의사 표현’으로 봐야 할지를 두고도 의견이 분분했다. 자유한국당은 조작이라고 판단했으나 네이버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과기정통부는 일종의 의사 표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대표는 “특정 드라마가 실검에 올라온다고 해서 시청률이 가장 높은 드라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그 당시에 사용자가 어떤 관심이 있거나 본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도구로서의 공간이 실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도 “여러 사람이 같이 댓글을 달든가 해서 실검 수치가 올라가는 건 하나의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규제하는 건 문제가 있다. 여러 각도에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실검 서비스를 폐지할 생각이 없으며, 이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만큼 서비스 일부를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는 “전 세계 모든 검색 포털이 실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재 이용자가 모두 같은 실검을 보고 있어 연령대별로 나눈다든지, 상업성 키워드와 세일 소식, 퀴즈, 팬클럽과 같은 개인 요구에 맞게 실검을 개편해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기간에만 실검을 폐지하자는 말이 나왔는데, 이 부분은 선관위(선거관리위원회)와 10월 25일 KISO(인터넷자율정책기구)의 실검 관련 공청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