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R의 공포' 강타..다우지수 이틀새 840P 추락

2019-10-03 10:33
제조업 위축·고용 둔화에 다우지수 1.84%↓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뉴욕증시를 강타했다. 잇따른 경제지표 부진에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4분기 시작 이틀째 1% 급락세를 이어갔다. 투자자들이 위험을 피해 안전자산으로 도피하면서 국채, 엔, 금이 일제히 상승했다.

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494.42포인트(1.86%) 떨어진 26078.62에 마감했다. 1일부터 이틀 사이 840포인트(3.1%) 밀려났다. 4분기(10~12월) 첫 이틀 거래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낙폭이라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뉴욕증시 간판 S&P500지수는 이날 52.64포인트(1.79%) 내린 2887.61에, 나스닥지수는 123.44포인트(1.56%) 떨어진 7785.25에 각각 장을 마쳤다.

올해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전쟁,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기업순익 둔화 속에서도 꿋꿋하게 미국의 경제성장에 베팅했지만 경제지표 부진이 가시화되자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른바 'R(recession, 침체)의 공포'를 촉발한 건 하루 전 발표된 제조업 지표였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9월 47.8을 기록,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6월 이후 최저로 추락했다. 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그 아래면 경기 위축을 가리킨다. 8월(49.1)부터 시작된 제조업 경기 위축세가 더 심화되고 있다는 신호에 투자와 고용 등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2일 발표된 고용지표는 R의 공포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발표된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9월 민간부문 고용증가는 13만5000명에 머물렀다. 8월 수치도 종전 19만5000명에서 15만7000명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고용에 점점 더 신중해지고” 있으며, “중소 기업들은 특히 고용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투자심리 냉각에 S&P500 11개 업종이 이틀째 일제히 하락했다. 모든 업종이 이틀 연속 내린 것은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 30개 종목 중 29개 종목이 전부 미끄러졌다. 

데이비드 매든 CMC마켓 애널리스트는 “침체 공포가 시장을 집어삼키면서 증시 하락이 공고해졌다”며 “ISM 제조업 지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고용지표 둔화가 겹치면서 미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와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소식이 겹치면서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8%(0.98달러) 떨어진 52.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공포에 질린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으로 도망쳤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수익률)가 1.6% 아래로 떨어졌다. 엔화에 매수가 몰리면서 엔·달러 환율이 장중 한때 107엔 아래로 무너졌다. 금값은 1.3% 뒷면서 온스당 1500달러를 회복했다.

투자자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발표를 앞둔 경제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3일에는 9월 ISM 서비스업 PMI가, 4일에는 9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나올 예정이다. 로이터가 실시한 전문가 사전조사에서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14만 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고용 둔화가 가속하고 제조업 부진이 서비스업 등 다른 영역까지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는 신호가 나올 경우 R의 공포가 확산되면서 연준을 향한 추가 금리인하 압력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2일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이달 29~3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25%포인트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77.5%로 반영하고 있다. 하루 전보다 15%포인트나 높아진 것이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