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스마트빌딩·소형아파트 등을 활용한 유럽의 도시재생
2019-09-30 15:02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대표
유럽은 도시재생에 지역경제와 사회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면서 부동산 산업의 새로운 변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얼마 전 영국에서 열린 글로벌 도시부동산 연구단체인 ULI의 도시재생 콘퍼런스에서는 스마트센서, 지자체나 대학과의 파트너십, 초소형 주택, 소기업을 위한 컨테이너 오피스 등이 소개되었다.
소개된 4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우선, 센서기술을 활용하는 스마트 빌딩이다. 암스테르담의 더 에지(the Edge) 오피스는 4만개의 센서를 활용하는 세계 최초의 스마트 빌딩이다. 건물 자체가 일종의 컴퓨터 역할을 하고 있다. 센서가 수집하는 모든 데이터는 빅데이터로 축적되어 빌딩이 실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물 유지비용 절약, 빌딩의 문제해결, 입주자의 복지와 서비스 증진을 위한 최적화 및 건물의 미래가치 증대 등에 활용되고 있다.
더 에지 내에서는 기술이라는 언어를 통하여 상호 대화가 가능하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무슨 도움이 필요한지를 스스로 터득해가고 있다. 이미 축적한 빅데이터를 통해 매 순간 여러 복합적인 해결책이 제시되기에 이를 실행만 하면 된다. 또한 충실한 업무 환경, 임대공간의 탄력적 조정, 입주자 니즈의 충족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이런 것들이 모여서 빌딩의 장기적인 수입과 미래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더 에지는 2015년에 지속가능성장 인증기준을 부여하는 BREEAM으로부터 자격인증도 받았다.
모든 도시의 당면 과제는 지역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다. 이 회사는 모든 도시재생 사업마다 이러한 과제 해결을 우선시한다. 지역사회가 공감하는 방법으로 돈을 벌어 사회에 환원도 한다. 이를 통해 회사의 명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역의 운명적 과제를 해결해주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돈이 흘러가는 전형적인 순기능의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셋째, 비어 있는 비주거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하여 적절한 가격의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다. 영국은 적절한 가격의 주택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자, 2013년부터 인허가 없이 공실이 생긴 비주거 건물을 주거용으로 전환하는 PD(Permitted Development)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영국의 댄디(dandi) 사는 이 정책이 계기가 되어 소형아파트(micro-apartments) 공급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설립자가 런던과 파리에서 디자인이 미흡한 소형아파트에서 살던 경험이 사업에 바탕이 되었다.
넷째, 돈 없는 소기업을 위해 컨테이너를 활용한 적절한 가격의 오피스 비즈니스 센터가 비싼 도심보다는 교외나 중소 도시에 들어서고 있다. 영국 CRATE 사가 이런 사업을 하는 대표적인 회사이다.이 회사는 교외 지역, 중소 도시에 비즈니스 센터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소도시인 로턴(Loughton) 시에 컨테이너로 구성된 비즈니스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오피스는 물론 상점, 식당 등 웬만한 엔터테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입지로는 별 볼 일 없는 곳이지만 입주가 항상 만원이다. 입주 기업을 위해 전체적으로 많은 지원도 하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에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도시재생의 근본적 효과는 지역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인구 증가, 적절한 가격의 주택과 오피스 공급 등으로 그 결과가 나타나야 한다. 정부의 정책자금도 중요하지만, 잘못하면 예산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래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민간의 참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