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왕’ 앨런, 코리안투어 출전했다가 ‘20오버파 꼴찌’ 진땀

2019-09-26 19:26


드라이버로 483야드를 날리는 장타 세계기록 보유자 모리스 앨런(미국)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대회에 출전했으나 높은 벽만 실감한 채 망신을 당했다.
 

[티샷하는 모리스 앨런. 사진=KPGA 제공]


앨런은 26일 경북 구미의 골프존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DGB 볼빅 대구경북오픈 1라운드에서 무려 20오버파 92타를 적어내 대회 출전 선수 132명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특히 6오버파 공동 130위 2명보다 14타를 더 치는 최악의 하루였다. 앨런은 이날 버디는 1개밖에 잡아내지 못했고, 보기 7개에 더블보기를 6개나 적어냈다.

앨런은 세계적인 장타왕이다. 롱 드라이브 챔피언을 수차례 차지했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넘기는 괴력의 장타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번 대회 개막 전날 펼쳐진 볼빅 롱 드라이브 챌린지에서도 최고기록 354.4야드를 날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대회 첫날 앨런은 세 번 잡은 드라이버로 모두 320야드를 훌쩍 넘기고, 아이언 티샷으로 270야드를 보내는 장타를 과시했다. 그러나 정규대회에서는 장타력이 대수가 아니었다. 그린 적중률은 크게 떨어졌고, 쇼트게임도 미숙한데다 짧은 퍼트도 실수가 잦았다.

주로 3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앨런은 “힘든 하루였다. 장타대회와는 역시 달랐다. 러프가 길어 고전했다. 긴장도 했다”며 진땀을 뺀 뒤 “롱 드라이브 대회는 8번 쳐서 한 번만 성공하면 되지만 스트로크 대회는 한번 실수하면 바로 타수를 잃는다. 압박감이 더해 실수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앨런은 낙담하지 않았다. 그는 “동반 선수들에게 폐가 되지 않을까 걱정됐는데 두 선수 모두 좋은 성적을 내서 다행”이라며 “내일은 오늘보다 더 잘 치는 게 목표다. 투어 대회에서 장타 쇼를 펼치는 건 예의가 아니다. 내일도 드라이버를 많이 치지 않을 것”이라고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