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00] 2030 미래정치를 찾아서
2019-09-26 10:17
① 아주경제 청년기자들이 요구하는 미래정치
우리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지금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청년들은 왜 이리 정치에 무관심한가? YS(김영삼) DJ(김대중)가 몇 살 때 정치를 시작했는지 아는가? 대한민국 국회는 어떻게 하면 중노년 국회에서 탈피할 수 있을까? 청년정치라는 족쇄에 정작 미래를 위한 젊은 정치는 사라진 거 아닌가?
기사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내년 총선(2020.4.15.)을 200일(28일 기준) 앞두고 청년정치, 미래정치, 젊은 정치에 대한 기획 시리즈를 구상하면서 수많은 질문이 맴돌았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 어디, 누구를 취재할지 수많은 상상, 브레인스토밍을 했다. 결국엔 사람이었다. 정치에도 수요자와 공급자가 있다. 미래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젊은 정치, 미래를 위한 정치의 수요자, 공급자들은 애먼 데 있지 않았다. 당장 <아주경제>에서 일하고 있는 20대 젊은 기자들부터 시작했다. 그들에게 “대한민국 정치가 이 시대 나를 위해, 내 친구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나?”라는 딱 한 개의 질문만 던졌다. ‘2030 미래정치는 있는가’ 기획시리즈 첫 번째 기사는 가감 없이 그들이 적은 대답을 모았다. 이어서 ‘정치 공급자’인 각 당 청년위원회를 인터뷰할 예정이다. 미래정치 시리즈는 앞으로 계속된다.
“대한민국 정치가 이 시대 나를 위해, 내 친구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나?”
▶결혼하고 애 낳으라고? 너희가 투자를 해!
“정치권과 정부가 그렇게 결혼하고 애 낳으라면서 투자를 너무 안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한다. 소득이 높은 경우 혼인율이 오히려 올라갔다. 가장 중요한 '살 공간'이 보장되지 않으니 그렇다. 지인들 중 결혼은 약속한 지 오래지만 돈 모으느라 결혼시기를 늦추는 친구들이 많다. 정부가 신혼부부, 청년 주거 지원한다지만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신혼부부 정책은 소득기준이 애매하게 걸리는 경우가 많아 신청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 또 결혼 몇 년 이내라는 조건도 있어서 내 지인은 일부러 혼인신고를 안 하고 있다. 나중에 그런 정책 상품을 신청 못할까봐.
결혼도 그렇지만 아이 낳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아이 봐줄 부모님이 없거나 베이비시터 고용 능력이 안 되는 경우, 또 육아 휴직이 제대로 보장 안 되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경우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가 없다. 대기업, 공기업의 경우엔 육아휴직 보장이 잘 된다지만 아직 남성 육아휴직 문화는 정착을 못했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면 여성의 경력단절, 아이와 아빠 간 친밀감 분리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 육아휴직 제도 확대하고 중소기업 등에서도 잘 쓸 수 있도록 정착되면 좋겠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게 정말 국가 위기를 초래할 정도로 문제라면 혼인과 출산 장려를 위해 정부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새우깡 정치' 말고 ‘청년 함량’ 높인 진짜 청년 정치를 바란다
▶어쭙잖은 몇 푼의 돈으로 청년정책 포장 마라!
“대한민국 정치는 우리 세대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 어쭙잖은 몇 푼의 돈을 지원하며 청년 정책으로 포장하려 하지 마라. 미래 세대에 대한 선심 쓰듯 걱정하는 척 하지 말고 나라의 위기라는 심각한 위기감을 갖고 진지한 논의를 시작해야한다.”
▶평범한 삶을 아는 새 인물이 정치해야
“대한민국 정치에 바라는 점은 특권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미 국민과 국회의원의 삶은 서로 공감이 어려울 정도로 괴리가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국회의원들이 하는 말에도 신뢰가 가지 않고 기대가 생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정치권에 들어간다는 의미가 우리 사회에서 특권층이 되지 않도록 국회의원 특권을 줄이고, 정치에도 기존 인물이 아니라 새 인물 수혈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아는 의원이 정치를 해야 합니다.”
“90년생이 갔다. 취업 못해 해외 워홀(워킹홀리데이) 가고, 집 못 구해 지방으로 가고, 돈 못 구해 은행으로 갔다. 청년들을 위한 제도는 대다수에게 그림의 떡이다. 정치는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정책으로 제시해야할 것이다. 지표에 집착하는 겉핥기 식, 보여주기 식은 버리고 현재 나온 제도를 재정비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단기성 정책, 밥그릇 싸움 그만
“밥그릇 싸움을 멈추지 않는 이상 정치권에 대한 믿음이 생기긴 힘들 것 같다. 재산이 최소 수십억이 넘는 국회의원들이 본인의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가진 게 없는 청년들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화가 난다. 이번에 역세권 청년주택 5평 논란도 가진 것 지키기에 급급한 정치인들이 '청년들은 이 정도 삶의 조건에도 감지덕지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뉘앙스를 느껴 일어난 논란이라고 생각한다. 청년들이 586세대에 느끼는 것들을 정치인들에게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다. 청년들은 이전보다 노력해도 윤택하게 살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다. 단기성 정책이 아니라 이 환경을 장기적으로 바꿔나갈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줬으면 좋겠다.”
▶청년주거 문제 해결 없이 청년미래 없다
“집값이 너무 빨리 올라서 집을 사기가 너무 힘들다. 주거 문제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사회초년생, 신혼부부가 겪는 주거 문제 해결해줬음 좋겠다. 매일 오르는 집값 때문에 30대부터 집 사기위해 알아보러 다니는 시대를 사는 청년들 고민 해결해줬음 좋겠다.”
▶노잼정치는 그만!
“청년의 미래를 노인이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투표 인구의 고령화를 나타내는 이야기다. 그렇다고 고령화사회를 막을 순 없는 일. 청년이 정치에 뛰어들어 직접 청년의 이익을 대변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치가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잼'에 관심 갖는 사람은 없다. 최근에 릴레이 삭발쇼를 보면서, 일부러 노잼쇼를 열어서 청년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끄게 하려는 게 아닌지 합리적 의심을 했다.”
▶국회의원들아, 답을 가까이서 찾아!
“국회의원이 무엇을 더 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미 주어진 업무와 갖춰진 제도만이라도 책임감 있게 완수했으면 좋겠다. 20대 국회의 문제는 결국 국회가 공회전하면서 4년 동안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는 것. 생존과 존립에 대해 엄중한 위협을 느낀다면 얕은 술수로 인기몰이를 할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본분을 다 해야 한다. 그래야 시민들은 정치에 진심을 느낄 것이다. 우리 정치권은 답을 멀리서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쟁, 도태…열심히 안 살아도 행복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국민들은 어릴 적부터 많은 경쟁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뒤처지면 도태된다는 생각에 입시부터 취업까지 항상 너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경쟁에서 앞서가는 사람은 행복한가 의문도 가져봅니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열심히 살아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