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한일 경제인…'해빙기 신호탄'

2019-09-25 17:51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의 한일협력' 공동성명 발표

한일 경제인들이 얼어붙은 한일 관계 해빙을 위한 신호탄을 쐈다. 양국 경제인들은 24~25일 이틀 간 진행된 '한일경제인회'의 폐막식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경제인들이 먼저 소통의 물꼬를 트자고 다짐했다.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에서 양국 경제인들은 정치가 경제를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제인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제3국에서의 한일 협업의 지속적 추진 △양국의 고용 문제, 인재개발 등에 관한 공통과제의 해결을 위한 협력△경제·인재·문화 교류의 지속·확대 △차세대 네트워크·지방교류 활성화 등, 한일의 우호적 인프라의 재구축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의 성공을 향한 협력을 약속했다.

◇공동선언문 "정치·외교관계가 기업 협력 걸림돌...정부 조치 촉구"
한일재계회의단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경제교류의 유대가 끊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정치·외교관계가 양국 기업 협력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양국 정부의 적절한 조치가 강구되기를 강력히 요청한다"며 "정치·외교 관계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경제면에서도, 문화·스포츠교류 등의 분야에서도 한일관계는 긴장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양국 경제관계 회복을 위해선 정치·외교 관계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일경제인회의단은 양국 정부에 양국 경제 협력을 위한 추가적 조치를 요청할 계획이다. 

◇작년보다 많은 인원 참석...양국 취재진 열띤 취재열기 
이틀째인 한일경제인회의에는 300여명의 한일 경제인들이 참석해 관심을 반영했다. 공동성명 발표 뒤에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양국 취재진들은 회의 성과, 향후 한일 관계 방향 등 관계 개선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양측 대표는 관계가 어려울 수록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감정의 응어리를 씻고 협력을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민간에서 나서 한일 신뢰관계 회복을 위한 새 국면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 측 단장인 사사키 미키오 일한경제협회 회장은 "한일 관계가 여기서 무너져서는 안 된다"며 "이번 회의에는 작년보다 더 많은 경제인들이 참가했다. 어려운 시기였지만, 서로를 외면하지 않았고 솔직한 심정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기뻤다.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사키 회장은 "양국이 외면하는 상태로 가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며 "감정적으로 대하는 게 아닌 냉정하게 대화를 해야 한다. 양국 경제 위해 바람직한 방향을 일본 정부와 관련 부서에 협력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측 단장인 김윤 한일경제협회 회장도 "양국 경제인이 협력의 선두에 섰다"며 "비록 여러 갈등이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재 확인한다는 결의를 공동선언문에 담았다"고 말했다. 김윤 회장은 "경제인이 정치 외교에 직접 관여 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다만 경제 활동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하고 양국 경제인들이 협력을 하면서 윈윈하는 기회를 만든다면 그런 행동 자체가 양국 관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행사는 당초 5월 13∼15일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양국 관계 악화로 인해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제 52회 한일경제인회의는 2020년 일본에서 개최된다. 
 

[사진 = 한일경제인회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