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실무회담→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띄우기…무력행사·적대관계 종식 선언

2019-09-25 07:34
문재인-트럼프, 9번째 한미정상회담...싱가포르 정신 재확인, 북한과 적대관계 종식 선언
"조속한 북미 실무협상 재개,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공감"
다만, 구체적 비핵화 방법론 없었다...한일 갈등도 언급 안해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인터콘티넨털 바클레이스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9번째 한·미 정상회담에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 정신이 유효함을 확인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해 무력행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또 두 정상은 북한과 70년 가까이 지속해 온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겠다는 의지를 강화하는 한편, 조속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및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도 적극 공감했다.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후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대화가 재개될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한·미 두 정상이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 종식' 선언을 통해 북측이 주장하는 체제 안전보장에 대한 메시지를 발산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달 하순 재개될 것으로 알려진 북·미 실무협상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밝은 미래를 제공한다는 기존 공약을 재확인했다"면서 "특히 싱가포르 합의를 기초로 한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실질적 진전을 이루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강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정상은 (북·미 간) 실무협상이 3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지기 위한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북·미 비핵화 해법의 '새 방법론'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슈퍼 매파'로 불린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했고, 북한 비핵화 방법으로 거론된 '선 핵폐기-후 보상'의 리비아 방식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접근법'을 예고한 바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보다 유연해진 대북 메시지를 발산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그 콘셉트(트럼프의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면서 "이번 회담에서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두 정상은 북·미 간 실무협상 재개 시 실질적 진전을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지금이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진전시키기 위한 좋은 기회라는 점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미국의 방법론은 북·미 실무협상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야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미 정상이 싱가포르 합의 정신과 적대관계 종식을 강조한 만큼 미국이 북한의 체제 안전보장에 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제재는 유지돼야 한다'는 언급이 나왔다"고만 밝혔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외교 현안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논의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이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불만을 강하게 표시해 왔고, 한·일 갈등 격화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관심을 비판하는 여론이 미국 내에서 큰 만큼 한·미 정상 간 어떤 형태로든 지소미아 관련 언급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 지소미아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했고, 다른 핵심 관계자는 '회담에서 일본 관련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예 없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