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산 농산물 대규모 수입...미중 무역협상 '청신호'?

2019-09-24 09:13
"中민간기업서 미국산 대두 수입...지난해 7월 이래 최대 물량"

최근 미·중 무역협상에 난기류가 감지된 가운데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대규모 수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약 60만톤에 달하는 대두를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물량은 오는 10~12월 사이에 태평양 북서부 수출항구에 선적될 예정이다. 

지난 1년간 중국 국영기업이 대부분의 대두를 수입해왔는데, 이번에는 민간기업이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번 대두 수입 규모는 지난해 7월 중국이 미국의 대중 추가 관세에 맞서 미국산 대두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한 이후 이뤄진 거래 중 민간업체 기준으로 최대 물량이다. 

이는 지난주 중국 대표단이 당초 예정된 미국 농장 방문을 돌연 취소한 가운데 나온 소식이다. 

앞서 미국과 중국이 19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실무협상을 벌였다. 한쥔 농업농촌부 부부장이 이끄는 농업 분야 대표단은 애당초 미국의 대표적인 곡창 지대인 중서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와 몬태나주 보즈먼의 농장을 찾을 계획이었다. 양측의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미국산 농산물 구매 문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농가 방문 일정은 협상 재개와 갈등 해소의 신호란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 중국 측이 미국 농장 방문 일정을 돌연 취소하고,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제안에 불만을 토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양측이 실무 테이블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쏟아지면서 무역협상 진전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크게 꺾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중국의 미국산 대두 대량 구매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미국산 대두 선물이 장중 1.5% 급등했다.

한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협상에서 혼란은 없었다"며 "지난주 중국 무역협상단의 미국 농장 방문 취소는 중국의 불만 표출이 아니라 미국의 요청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협상단의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대표단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타격을 입은 농업 지역을 방문하면 중국이 미국 내정에 간섭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이를 만류했다는 주장이다. 

이어 므누신 장관은 내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양국의 담판이 재개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할 뿐,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