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인턴기자 페루를 가다 (2) 신이 숨겨둔 마지막 여행지, 액티비티의 천국 페루

2019-09-13 06:30

디톡스.
페루(Peru) 여행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디톡스다. 대자연을 실컷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친 삶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인터넷도 잘 터지지 않아서 디지털 디톡스까지 가능하다. 긴 시간 이동하는 버스에서 한참 바깥 풍경을 감상해도 전혀 지루하지 않다. 명관을 찾아다니며 풍경화를 그리는 화가들의 마음을 이제야 겨우 알게 되는 순간이다.
 

액티비티의 나라, 페루
신이 숨겨둔 마지막 여행지라고도 불리는 페루는 바다, 고산, 사막, 아마존 등 대자연의 모든 매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바다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안데스산맥을 끼고 고산 트레킹을, 사막에서는 사막 보드를 탈 수 있고 아마존에서 정글탐험을 할 수도 있다. 
 

신비로운 오아시스 마을 이카(와카치나)
페루 남부에 위치한 작은 사막도시 이카(Ica). 여행자들은 이카 안의 작은 오아시스 마을 와카치나(Huacachina)로 향한다. 사막을 횡단하는 사람들에게 오아시스는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도 불린다. 신비로움이 가득한 이 마을은 20분이면 다 둘러볼 만큼 작지만 사막의 별이 쏟아지는 밤이 되면 각각의 호스텔에서 작은 바비큐 파티가 시작된다. 와카치나의 매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행자들의 발걸음이 끊기지 않는 이유는 바로 사막 액티비티에 있다.
 

와카치나 사막 보딩, 버기카 투어
버기카를 타고 광활한 사막을 시원하게 달리다가 높은 모래 언덕에 버기카가 멈춘다. 이제 보드를 타고 모래 언덕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모래 언덕의 정상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데, 보드를 타고 내려가는 기분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다. 길 없는 사막에서 길을 어떻게 찾는지 가이드는 버기카를 능수능란하게 운전한다. 탑승자들은 모두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투어가 끝나고 사막의 석양을 함께 바라보며 같은 감동을 받는다. 국경을 넘어 친구가 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지상 최대의 수수께끼, 나스카(Nasca)
나스카는 잉카 문명 전에 번성했던 프레잉카(Pre-Inca) 유적을 만날 수 있는 사막의 작은 도시다. 많은 사람들이 이카를 다녀온 다음날 나스카 유적을 찾기 위해 이 작은 도시를 방문하는데,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여행할 수 있다.
 

경비행기로 둘러보는 나스카 라인
나스카 라인을 볼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경비행기를 타는 것과 전망대에 가는 것이다. 전망대에 가면 몇몇 개의 문양밖에 보지 못하지만 비행기보다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더 생생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비행기를 탄다면 전체 문양을 다 둘러볼 수도 있다. 경비행기 운전사 옆에 탄 조수가 문양에 대해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더 재미있고 꼼꼼하게 나스카 라인을 살펴볼 수 있다.
 

 
산악 레포츠의 성지, 와라즈(Huaraz)
남미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와라즈는 3,500m의 고산도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고산병에 유의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남미의 척추, 안데스산맥 트래킹이 가능하다. 그뿐만 아니라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푸른빛의 호수와 설산을 볼 수 있어서 최근 많은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각각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파스토루리(Pastoruri) 빙하, 파라마운트(Paramount)(파론 호수), 69호수 트레킹이 있으며 3박 4일간 산타크루즈(Santa Cruz) 트래킹도 가능하다.
 

눈앞에 펼쳐진 빙하. 파스토루리 빙하 트래킹
파스토루리 빙하 트래킹은 고산 초심자에게 추천하는 트래킹 장소다. 5,250m인 파스토루리 빙하를 향하는 길은 천천히 걸어도 숨이 찼다. 그래서 트래킹을 가기 전부터 따뜻한 코카차를 마시고, 가는 동안 틈틈이 코카 잎을 씹어줘야 한다. 고산병은 갑자기 찾아올 수도 있고, 트래킹을 마치고 숙소에 돌아와서 찾아올 수도 있으니 항상 무리는 금물! 빙하를 눈앞에서 보는 것은 굉장히 신기한 경험이었지만, 10년 전보다 반이 넘게 줄어든 빙하와 산꼭대기의 사라진 만년설을 보며 생각이 많아졌다.
 

말 타고 오르는 파스토루리 빙하
첫 고산 트래킹은 생각보다 힘들 수 있다. 파스토루리 빙하는 올라갈 때 말을 타고 올라갈 수도 있고, 걸어서 올라갈 수도 있다. 말을 타고 산을 올라가는 것도 색다른 방법이니 추천! 하지만 내려올 때는 말이 미끄러져 낙마할 수도 있으니 걸어서 내려와야 한다.
 

영화 제작사 로고의 그 장소! 파라마운트 트래킹 (파론호수 트래킹)
파라마운트 트래킹은 정상에 올랐을 때, 파론 호수와 파라마운트를 둘 다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69호수 트래킹은 초심자에게 조금 험난한 산맥을 갖고 있기 때문에 69호수와 비슷한 파론 호수를 보러 이 트래킹을 선택하기도 한다. 첫날 파스토루리 빙하 트래킹에 적응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파라마운트 트래킹에서는 알파카 마냥 뛰어다녔지만 무리가 없었다.
 

에메랄드빛 호수 한가운데의 카약
파론 호수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돌산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고 내려오면 시간에 맞춰서 카약을 탈 수 있다. 산 위에서 보는 호수도 아름답지만 호수 안에서 주위를 둘러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