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일감몰아주기 겨냥한 공정위…“경제 어려운데 규제만 강해져”
2019-09-11 11:44
11일 중견기업계는 조성욱 공정위원장이 전날 취임사를 통해 “중견기업의 부당한 거래도 감시하고 제재하겠다”고 밝히자 어려운 경제 상황에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좋은 규제라도 의도치 않은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며 “경제상황도 안 좋은데 규제는 강해지고 있다.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거래하면 효율성도 떨어지고, 노하우 유출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걱정했다.
박양균 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내부거래를 일감몰아주기라고 단정 짓고 있는데 내부 거래는 거래 비용을 줄이거나 기술 유출을 막는 것 등 필요에 의해서 하는 경우도 많다”며 “규제가 강해지면 정상적인 내부거래를 하는 기업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조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나 부당한 내부 거래는 효율적인 독립 중소기업의 성장 기회를 앗아간다”며 “기업집단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되겠지만 시장에서 반칙 행위 또한 용납돼선 안 되기에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위법 행위는 국세청 등 유관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공정위 첫 여성 위원장이다. 그동안 학계에서 재벌개혁 문제를 지속적으로 거론해 온 재벌 전문가로, 김상조 전 공정위원장이자 현 청와대 정책실장과는 대학 1년 후배 사이다. 김 정책실장과 오랫동안 철학을 공유해 왔던 만큼 재벌개혁 등에 대한 기조가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003년 발표한 논문을 통해 1997년 외환위기가 재발의 취약한 지배구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