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AT&T, 헤지펀드 엘리엇에 공격받아

2019-09-10 09:33
비핵심자산 매각·자본 배분 방법 검토 등 요구

미국의 이동통신사업자 AT&T가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헤지펀드 엘리엇(Elliott)으로부터 비핵심 자산 매각 등 경영개선을 요구받았다. 

10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엘리엇은 AT&T 이사회에 32억달러(약 3조8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지분 보유 사실을 알리고 기업 인수 활동 중단과 무선사업 등 핵심사업에 집중할 것을 요구했다.

엘리엇은 AT&T에 보낸 서한에서 2021년까지 주가를 60%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4개의 제안을 제시했다. 서한에는 특정 기업의 매각과 자본 배분 방법 검토, 인수 중단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사업부 매각을 주문하지는 않았지만 디지털위성방송인 '다이렉TV' 등 전략적 근거가 부족한 자산은 매각 검토 대상이 돼야 한다고 엘리엇 측은 설명했다.

엘리엇은 또한 5G로의 전환은 AT&T가 마켓 리더십을 되찾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의미있는 투자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T&T 관계자는 모바일월드라이브에 "엘리엇의 제안서를 검토하겠다"며 "서한에 제시된 여러 제안 중 일부는 이미 시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AT&T는 올해 초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Hulu)의 지분을 매각하고 부채를 줄이기 위해 미국과 멕시코의 부동산 자산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엘리엇은 유럽에서도 '텔레콤 이탈리아'에 대한 주도권을 두고 프랑스 미디어 기업 비방디와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엘리엇은 텔레콤 이탈리아의 지분 9.4%를 보유하고 이사회를 장악했으며 CEO를 교체했다. 비방디와 엘리엇의 싸움은 지난 6월 양사가 합의를 맺음으로써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