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도 고연전…구자열 LS 회장·박삼구 전 금호 회장, 장외 경쟁

2019-09-06 07:29
구자열 회장, 고대 경영학과 72학번으로 활발한 교우회 활동
박삼구 회장, 연대 경제학과 63학번…남다른 모교 사랑

구자열 LS그룹 회장(왼쪽),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LS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제공]

고려대와 연세대의 스포츠 대항전 '정기 고연전'이 6일 개막한 가운데, 장외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고려대 교우회장을 맡고 있는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연세대 총동문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오는 고려대와 연세대는 6일부터 이틀간 서울 목동종합운동장과 장충체육관 등에서 제49회 정기 고연전을 개최한다. 두 학교는 야구와 빙구, 농구, 럭비, 축구 등 총 5개 종목에서 맞붙는다.

고연전은 1965년 시작된 이래 50여년간 꾸준히 열리며 대학 스포츠를 대표하는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지난해까지 종합전적 101승 37무 101패로 백중세를 보이고 있다.

모교 사랑으로 남다른 두 학교이기에 졸업생들의 신경전 또한 치열하다. 특히 올해는 양교 모두 재계 인사가 졸업생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고려대 경영학과 72학번인 구자열 회장은 지난 3월 제33대 고려대 교우회장에 취임했다. 재계의 대표적인 학맥으로 분류되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만큼 취임 전부터 활발하게 교우회 활동을 펼쳐왔다. 구 회장은 지난 2008년 경영대 교우회로부터 '올해의 교우'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고대경제인회의 경제인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삼구 전 회장은 연세대 경제학과 63학번으로, 지난 2008년 6월부터 연세대 총동문회장을 맡아왔다. 2017년 7월 만장일치로 추대돼 내년 5월까지 제29대 총동문회장을 지낸다.

구 회장은 72학번, 박 전 회장은 63학번으로 10살 가까이 나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모교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경쟁 의식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교우회장 취임 첫해인 올해 구 회장은 전폭적인 지원 사격에 나섰다. 고려대 교우회는 지난 7월 교우회 자체 후원금 2500만원과 11개 단과대학 교우회가 함께 조성한 후원금 25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5개 운동부에 전달했다. 이와 별개로 총학생회와 응원단에도 각각 500만원과 300만원을 후원했다.

구 회장은 "선배들의 정성이 우리 선수들에게 힘찬 기운을 불러 일으켜 고대 가족 모두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리라 확신한다"며 선수들을 직접 격려하기도 했다.

박 전 회장의 애교심도 남다르다. 금호아트홀 연세 건립에 100억원 쾌척이 대표적이다. 고연전을 앞두고 열리는 운동부 격려행사에도 매년 참석하고 있다.

다만 지난 3월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가 회계법인 한정의견을 받으면서 전격 퇴임한 이후 동문 행사에는 불참하고 있다. 올해 열린 격려 행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번 행사 참석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의 수장인 총장들의 관심도 대단하다. 지난 2017년 고연전에서 고려대가 5대0으로 완패하자 염재호 당시 고려대 총장이 "책임을 통감한다"고 성명을 발표할 정도다.

이번 고연전은 '이과 총장' 대 '문과 총장'의 자존심 싸움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정진택 고려대 총장은 기계공학을 전공한 반면 김용학 연세대 총장은 사회학을 전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