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현대차 노사, 8년 만에 무분규 타결…선진 노사관계 선례될까
2019-09-03 17:06
노사, 국가 경제 우려와 자동차 산업위기 극복에 의견 일치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5만105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한 결과, 4만3871명이 투표해 2만4743명(56.4%)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3일 밝혔다.
합의안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 측에 기본급 4만원 인상과 성과금 150% 및 일시금 30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0만원 지급하는 내용을 제시했다. 또 조합원들에게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이라는 명목으로 근속기간별로 200만~600만원과 우리사주 15주도 지급한다.
이번 임단협 무분규 합의는 지난 2011년 이후 8년 만에 이룬 쾌거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11년 당시 임단협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4.19%의 찬성을 얻어 부문규 타결한 바 있다.
이후 현대차 노사는 매년 임단협 시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왔다. 현대차 노사는 2015년에도 기나긴 줄다리기 끝에 12월 극적인 임단협을 타결했지만 당시 쟁점이었던 임금피크제, 통상임금 등을 놓고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2016년에는 임금협상 교섭 과정에서 노조가 24차례 파업과 12차례 특근 거부를 진행한 바 있다.
지난 2017년에는 창사이래 처음으로 임단협이 해를 넘기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교섭이 결렬되자 곧바로 중앙쟁위대책위원회를 갖고 2018년 1월 3일부터 비생산을 포함한 모든 특근(평일 철야 포함)을 거부하며 모든 협의 및 각종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특히 올해에는 강성으로 분류되던 하부영 노조위원장을 상대로 빠른 타결을 이끌어낸 데 큰 점수를 받고 있다. 하 위원장은 2016년, 2017년 임단협의 장기화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올해는 국가적 경제위기 상황, 국내 자동차산업 위기 등 대내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노조와 사측의 의견이 모아지며 협상이 빠르게 진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임단협 무분규 합의 과정에서는 사측이 노조 측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며 적극 양보한 것 한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무분규 임단협에 성공하며 노조는 올해 확보한 파업권을 사용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게다가 지난 2013년 제기한 임금소송도 취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이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현대차 무분규 임단협 성공에 대해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전반과 국민 경제에 긍정적인 의미"라며 "우리나라 전반에서 노사관계 선진화를 정립시키는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