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홍콩 '계엄령' 발동 압박... "중요한 변화의 기점"

2019-09-03 17:27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기자회견 열어...7월 이후 두번째
"홍콩 긍정적인 변화 나타나는 중... 질서 회복 의지 좋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로 시작된 홍콩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기자회견을 열고 홍콩 정부의 ‘긴급법(계엄령)’ 발동을 촉구하는 발언을 내놨다. 지난 주말 시위 현장에서 오성홍기가 불태워지는 등 시위대의 반중적 태도가 계속되자, 빠른 시위 진압을 위한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중국 환구시보 등 관영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양광(楊光)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홍콩 정세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폭동을 막고 질서를 회복하려는 홍콩 사회에 공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홍콩 정세는 여전히 복잡하고 엄중해, 중요한 변화와 기점에 와 있다”며 “불법 활동에 대한 진압이 아직 완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발언은 홍콩의 빠른 긴급법 발동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달 28일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계엄령에 준하는 긴급법 발동 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람 행정장관은 “시위를 막기 위해 정부는 폭력과 혼란을 멈출 수 있는 법적 수단을 제공하는 홍콩의 모든 법규를 검토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 양광(楊光) 대변인 [사진=인민망 캡쳐]

양 대변인은 폭력적 양상을 띄고 있는 홍콩 시위를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홍콩 폭도들의 폭력적 태도는 더욱 심각해 지고 있다”며 “날카로운 쇠파이프 등의 무기로 경찰을 공격해 일부 경찰들이 중상을 입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 대변인은 "폭력 시위로 인해 수많은 여행객이 손해를 입고, 잘못된 생각이 학생들에게 전해지고 있다"며 "소수 폭도의 행동은 집회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고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마지노선을 침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미 홍콩 시위의 양상은 색깔 혁명의 성격을 드러내고 있으며, 검은손이 개입한 점도 드러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은 홍콩의 경제 발전과 평화를 위해 이 사태가 조속히 끝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홍콩 내정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연 것은 지난 7월 29일 이후 두번째다. 지난 2014년 홍콩 도심을 79일 동안 점거한 채 벌어졌던 대규모 민주화 시위 '우산 혁명' 때도 하지 않았던 기자회견을 두번이나 연 것은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 사태를 그만큼 심각하게 여긴다는 것을 보여준다.